지배구조 변동후 주가 폭등
효성그룹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코스닥 시장에서 오묘한(?) 거래를 해 관심을 받고 있다. 조 사장이 코스닥 상장사인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의 2대주주에서 1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효성ITX가 개입됐기 때문이다. 지배구조의 모습이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갤컴 주가는 폭등하며 조 사장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6일 효성ITX는 갤컴 주식 200만주를 주당 1605원에 조 사장에게 매각했다. 이 지분은 지난 4월 갤컴이 자사주 처분을 할 때 1대주주였던 효성ITX가 주당 1600원에 사들인 물량이다. 상장사 주식을 블록 딜한 것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 소지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묘하다. 다섯 달 전 매입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권 강화를 통한 기업 가치 개선’이었다. 그런데 불과 다섯 달 만에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지분을 매입가의 0.3% 오른 값에 2대주주에게 처분해 1대주주 지위를 잃었다. 효성ITX의 잔여 지분의 주당 가치는 5281원으로, 이번 매각가의 3배가 넘는다.
지난 4월 갤컴이 주당 3632원에 취득한 자사주를 주당 1600원에 처분할 때 효성ITX뿐 아니라 조 사장도 처분물량 매입에 참가했다. 이후 주가는 급등해 자사주 처분 공시 후 2주여 만인 지난 4월 29일 3700원까지 치솟는다.
결과적으로 조 사장은 자사주 처분이 이뤄지던 시점의 가격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한 셈이다. 이번 거래가 이뤄진 1600원 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를 통틀어 가장 주가가 낮은 구간이다. 조 사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효성ITX의 이번 거래는 최대주주와의 거래다. 조 사장이나 효성ITX 모두 갤컴의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정통하다. 이번 거래로 갤컴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효성ITX의 다른 소액주주로서는 수익 참여 기회를 대주주에 넘겨준 셈이 된다. 19일에 이어 20일에도 갤컴 주가는 상한가다.
한편 조 사장의 갤컴 최대주주 지분 확보는 효성그룹 내 미니 그룹인 ‘갤럭시아그룹’의 지배구조와도 연관된 문제인 만큼 단순히 지분 몇 퍼센트가 올라가는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갤컴은 갤럭시아그룹 내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이 유력시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