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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증시 백약이 무효…묘약없어 더 골병
리먼사태 그후 3년…국가·업종별 지형도 살펴보니
그리스 -72%·伊 -50% 등

유럽國 3년새 두자릿수 하락

신흥국 부상 불구 동반 위기


대형주·차·화·정 급부상

IT·금융·건설은 하향세

업종별 양극화 갈수록 심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회복한 듯했던 글로벌 증시가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리먼 사태의 근원지였던 미국은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유럽은 재정위기, 중국은 인플레와 긴축기조로 증시를 둘러싼 해외변수들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위기상황이다.

리먼 사태를 계기로 지난 3년 동안 글로벌 통화, 투자자산, 금융시장 등 국내 증시 환경은 적잖게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곳곳에서 포착되는 ‘양극화’다. 국내 증시는 대형주와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 위주로만 상승했다. 유럽 선진국 증시는 썰물처럼 퇴조했고, 신흥국 증시는 부상했다. 부동산 자산은 몰락했고, 금 자산은 최고의 전성시대를 누리는 중이다. 각국이 위기탈출 해법으로 합창한 ‘녹색성장’ 정책은 거품이 꺼지며 증시 하락을 선도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IT와 금융 지고, 자동차와 화학 뜨고=증시에서 선진국 내수와 관련 있는 IT업종과 유럽 재정위기에 발목 잡힌 금융업종은 지는 해가 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뿌리인 건설업도 하향세를 탔다.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 성장과 밀접한 자동차와 화학은 위기 이후 급성장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신흥국의 실물경기까지 덮친다면 차와 화학업종도 상승 행진에 영향을 받겠지만, 아직 위기의 진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국내 증시의 업종별 지수 변화는 이런 ‘새판짜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2008년9월 12일 대비 지난 9일 기준으로, 자동차 등 운수장비 업종 지수는 110.13%가 뛰었고, 화학은 89.85%가 상승했다. IT 등 전기전자가 21%, 철강금속은 26.89%에 그친 데 비해 상승폭이 3배에 가깝다. 기계 -7.17%, 증권 -38.26%, 은행 -2.9%, 건설 -24.75% 등은 3년 새 지수가 오히려 하락했다.

▶뒤로 가는 유럽과 아직 덜 큰 아시아=유럽 각국 증시는 3년 새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PIGS의 경우 그리스 71.83%, 이탈리아 49.62%, 포르투갈 15.89%, 스페인 28.12%씩 떨어졌다. 유럽계 큰손들이 위기 전 아시아 증시에서 발을 빼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동반해서 흔들리고 있다.

유럽계 외국인을 대체할 투자자는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위기 전보다 더욱 커졌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주식보유 금액은 2008년 9월 225조4000억원(28.0%)에서 지난 9일 현재 340조5588억원으로 30.3%에 달한다. 리먼 사태 당시 38거래일 만에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6조8599억원이 빠져나간 데 비해, 지금은 지난달 1일부터 같은 거래일수 동안 5조4125억원만 유출됐다.

만일 지난달 국내 증시의 폭락이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의 전조라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를 더 흔들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국가재정의 경우 외환보유액은 2397억달러에서 3122억달러(지난달)로 늘고, 단기외채 비중은 51.9%에서 38.4%(3월 기준)로 줄어들어 튼튼해진 만큼 당시처럼 국가부도 위기 사태까진 거론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상황을 많은 사람이 리먼 사태와 비교해 비슷하다고 하지만, 리먼 파산 이전인 2007년 10월과 흡사하다. 당시엔 각국의 공조가 더 원활했고, 정부의 개입 여지가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 위기 해결이 당시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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