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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선언 강호동,지금 뭘하고 있을까?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이 패닉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한다. 강호동의 연예계 잠정 은퇴 선언은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기 3~4일전부터 자신이 MC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 PD들과 이 문제를 상의했다. 해당 PD들은 모두 은퇴를 말렸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강호동 본인이 직접 했다고 한다.

강호동은 신중히 은퇴를 결정하고도 막상 은퇴를 발표하자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 안그래도 큰 얼굴이 더 크게 퉁퉁 부어있었다. 만 하루가 지난 이제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가는 중이며 자신을 둘러보는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측근들이 대부분 말렸음에도 강호동이 잠정 은퇴라는 강수를 두었던 것은 그의 강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기자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일약약품 씨름단 소속의 강호동 선수를 김학룡 감독과 몇차례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연예계에서 18년을 보낸 강호동을 10년 넘게 봐왔다.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씨름단에 들어왔기에 나이가 20살밖에 되지 않았다. 기자들만 보면 무조건 “해임요(행님요)”라고 부르던 ‘그 아이’는 너무 촌스러웠다. 당시 헤어스타일은 MBC 코미디 ‘오늘은 좋은날’의 ‘소나기’에서 ‘행님아~’를 할 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와 전략, 기술 등을 이야기할 때는 딱 부러졌던 모습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예능계에 들어와 강호동을 취재하면서도 그는 자존심 하나는 대단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정정당당하게 살아온점을 자부심으로 여겼다. ‘1박2일’에서 동생들을 끌고가는 이야기를 할 때는 열의가 넘쳤다. 제작 마인드까지 가지고 있는 강호동을 PD들도 쉽게 대하지 못했다.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방송MC는 매일 TV에 얼굴을 드러내야 하기에 조금만 잘못해도 가혹하고 엄격한 잣대를 적용시킨다. 부도덕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예를 들것까지도 없다. ‘먹튀’를 하고도 끄덕 없는 연예인도 있지만 방송MC는 버티기 힘들다. 인터넷과 SNS 서비스의 발달은 별로 크지 않은 일까지도 어마어마한 대형사건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같은 ‘일이 커져버렸어요’ 환경에서 방송MC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호동의 이미지는 남자다운 모습, 큰 형님 같은 이미지, 의리를 지키는 모습,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 등이다. 최근 강호동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그의 이미지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강호동은 “‘무릎팍도사’ MC라는 건 상대방의 모든 걸 끄집어내는 게 역할인데 내가 (부도덕한 것으로) 걸려있는데 어떻게 태연하게 그럴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강호동은 지난해 300억의 수입을 올려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아니다” “잘못 보도됐다”는 식으로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고의로 수입을 누락시킨 세금 탈루와는 다르다”고 해명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연예계 퇴출운동 서명 등의 기사를 접하면서 더이상 못견뎌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본인이 은퇴 결정을 내렸다.

기자회견장에 몰린 기자들은 대부분 강호동이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강호동이 이런 상태에서 60~70명을 기자를 그냥 불러모을 리는 없었다.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면서 “국민 여러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고 말하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랬다면 강호동의 이미지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잘못을 했다면 책임지겠다는 모습이 강호동다울 수 있다. 강호동은 강하고 큰 것 같지만 매우 섬세한 사람이다. 기자에게 “생긴대로 살지 않으려고 하니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 말한 적도 있다.

강호동은 잠정 은퇴를 선언하며 새롭게 연예계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강호동은 지금까지 자신을 비난했던 여론과 매체들의 보도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강호동을 비난하던 분위기는 크게 바뀌어져가고 있다. 강호동을 지지하고 복귀를 원하는 ‘강호동닷컴’도 등장했다.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며 국민들과 함께 호흡해온 강호동은 대중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고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렇다면 강호동에게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하고 방송에서 에너지 넘치는 강호동을 다시 보게 하는 것도 대중들의 몫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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