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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박원순 손 들어준 안철수, 정치 운명은?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가장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였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3%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본인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당 조직, 또는 선대위원장 등 공식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혔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박 이사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발표된 이날 오후,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가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차기 대선 후보로서 가치를 더욱 높히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장 후보 양보라는 1보 후퇴를 통해 내년 총선과 대선을 향해 2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우선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안 원장의 역활과 영향력에 주목했다. 안 원장 본인은 선대위원장 등을 맞지 않을 것이고, 심정적으로만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영향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 이사는 안 원장 지지층을 끌어오기 위해 앞으로 안철수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갤럽-중앙일보, GH코리아-국민일보 여론조사 등을 보면 안 원장은 39.5%와 36.7%의 지지도로 나경원(13.0%, 17.3%), 한명숙(10.9%, 12.8%) 등 경쟁자를 멀찌감치 앞섰다. 여기에 동료 박 이사의 지지율 3.0%와 5.0%까지 더하면 사실상 과반수의 지지를 얻는 셈이다.

▶서울시장 넘어 총선ㆍ대선까지 가나=정치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연대 돌풍이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원장이 새로운 정당 창당이나, 선대위원장 같은 직접적인 정치활동에 대해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가 계속되는 한 잠재적인 대선 주자, 또는 정치인으로 가치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이야기한 300명의 멘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결돼 있다”며 “자유로운 참여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SNS에 기반한 새 정치 실험은 20, 30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 경우 여야 불문한 정치권의 새판 짜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순히 서울시장 선거로 그치지 않고 내년 총선까지 제3세력이 세력화된다면, 내년 총선은 물론 한국 정당정치의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동참 가능성은?=야권에서는 안 원장이 강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박 이사가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동참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안 원장이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반 한나라당’ 정서를 강하게 밝힌 점도 이런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또 “한나라당의 어부지리가 걱정”이라며 두 사람의 독자노선을 우려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은,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패배 책임이 안 원장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야권 후보 난립으로 결국 서울시장을 한나라당에 내줄 경우 안 원장이나 박 이사 모두에게 ‘제2의 박찬종, 문국현’이라는 부정적인 수식어만 남게 되는 점도 압박 카드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경우 “기존 정치판과 다른 새로운 정치”라는 안 이사의 정치 입문 명분은 퇴색이 불가피하다. ‘反한나라’ 성향의 인지도 높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안 원장 지지자 중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성향 유권자가 이탈하며 ‘거품이 빠지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다만 박 이사가 오래 전부터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왔고, 또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온 점은 변수로 남는다. 박 이사는 이날 안 원장의 기자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뜻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해야한다”며 야권 후보 연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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