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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율 40% 대 3%…안철수·박원순 ‘단일화’ 가능할까?
▶ 박원순 출마…안철수 지원?

‘안철수 신드롬’내년 총·대선까지 연장

여야 불문 정치권 새판짜기 기폭제로


▶ 야권 단일화 후보로 흡수?

새로운 정치 슬로건 명분 퇴색

한나라 성향 지지자 대거 이탈 불보듯



▶ 결국 안철수 독자 출마 선언?

당선땐 기존 정치지형도 대변혁

낙선땐 ‘제2 박찬종’ 불명예만 남아







“동료이자 마음속 깊은 응원자” 관계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여부에 6일 정치권은 온통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 원장으로부터 비토의 대상이 된 한나라당은 두 사람의 연대를 야합으로 몰아붙였고, 민주당 등 야권은 ‘후보 단일화’로 끌어들이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안-박’ 연대가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는 숨기지 못했다. ‘한나라-민주’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한 기존 정치판에 반기를 든 ‘안-박’ 연대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기존 정치권의 이합집산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선대위원장=일단 정치권에서는 박 이사가 서울시장 선거로 추대되고 안 원장이 지원하는 시나리오에 주목했다. 안 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 후보 양보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이사는 안 원장과 2000년 ‘아름다운 재단’ 설립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안 원장은 미국 유학, 포스코 사외이사 재직 시에도 박 이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안 원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개혁이 무엇인지 함께 교감하며 지내왔을 것”이라는 게 두 사람을 잘 아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 이사로 단일화될 경우, 안 원장 측은 출마설로 확인된 ‘안철수 신드롬’을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가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이야기한 300명의 멘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연결돼 있다”며 “자유로운 참여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SNS에 기반한 새 정치 실험은 20, 30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 원장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 경우 여야 불문한 정치권의 새판 짜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철수 독자 출마=후보 단일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박 이사의 대중 인지도, 당선 가능성이 걸림돌이다. 박 이사는 최근 한국갤럽-중앙일보, GH코리아-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각각 3.0%와 5.0%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안 원장의 지지도는 39.5%와 36.7%로 나경원(13.0%, 17.3%), 한명숙(10.9%, 12.8%) 등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박 이사가 안 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벽을 넘고 서울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안철수 신드롬’은 내년까지 계속되겠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실 경우에는 역풍에 휘말릴 공산도 크다. “한나라당의 어부지리가 걱정”이라며 안 원장의 독자노선을 우려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은,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패배 책임이 안 원장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안 원장 개인으로도 정치 개혁에 실패하면서 ‘제2의 박찬종, 문국현’이라는 부정적인 수식어만 남게 된다.

‘안철수 서울시장 직접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경우, 그 영향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순히 서울시장 선거로 그치지 않고 내년 총선까지 제3세력이 세력화된다면, 내년 총선은 물론 한국 정당정치의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안-박’ 야권 단일후보 동참=그래서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 이사가 선거 막판, 민주당 등 야권 후보와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단일후보를 만드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안철수-박원순 진영의 합류를 촉구했고, 문재인 이사장 역시 “출마할 경우 당연히 범시민야권단일후보 절차에 참여, 함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경우 “기존 정치판과 다른 새로운 정치”라는 안 이사의 정치 입문 명분은 퇴색이 불가피하다. ‘反한나라’ 성향의 인지도 높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안 원장 지지자 중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성향 유권자가 이탈하며 ‘거품이 빠지는’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양당구조의 문제점은 이쪽도 희망은 아니고 저쪽도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라는 안 원장의 말에서도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안-박’ 마이웨이=아직까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안 원장과 박 이사 모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기존 정치권에 불신을 가지고 있는 안 원장과 오래전부터 야권의 단일후보로 거론되던 박 이사의 서로 다른 정치관이, 둘의 연대를 없던 일로 만드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야권은 후보 난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이사를 향해 안 원장을 야합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내심 두 사람이 모두 출마하고 끝까지 완주해 야권의 후보 난립을 바라는 마음의 역설적인 표현인 셈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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