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兆·시총 30% 아래로
‘케이맨…’ 7개월째 팔자세
외인 순매도총액 38% 차지
美·유럽도‘ 셀코리아’가세
올 증시 폭락을 주도한 최대 세력은 역시 헤지펀드였다.<본지 8월 10일 3면 ‘코스피 폭락 주범은?… 美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 참조>
특히 8월에는 재정위기가 불거진 미국과 프랑스 자금의 이탈도 폭락을 부채질했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밝힌 8월 중 외국인 국적별 주식 투자 현황을 보면 미국(1조2918억원), 룩셈부르크(1조2629억원), 프랑스(1조894억원), 케이맨아일랜드(1조117억원) 등 4개국 순매도 대금이 4조6558억원을 월간 총 순매도(5조9245억원)의 78.6%에 달했다. 8월 말 현재 외국인의 주식 보유액(350조2000억원)은 전체 시가총액의 29.8%로 계산됐다. 외국인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작년 10월(29.8%) 이후 처음이다.
▶올 외인 매도 절반은 헤지펀드=표면상으로는 미국과 유럽계 자금의 이탈로만 보이지만, 좀 더 깊이 내용을 살펴보면 헤지펀드 자금이 시장을 주도했다. 헤지펀드 자금이 대부분인 케이맨아일랜드의 매도 규모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룩셈부르크, 영국(-6411억원), 기타(-6075억원) 등에도 헤지펀드 자금이 상당 부분 포함된 점을 감안할 때 8월 최대 매도 세력은 단연 헤지펀드인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맨아일랜드는 지난 2월부터 7개월 연속 월간 순매도했으며 올 누적 매수금액이 2조3429억원에 달한다. 올 외국인 순매도 총액 6조1798억원의 38%에 달한다. 케이맨아일랜드 외의 다른 헤지펀드 자금까지 감안한다면 50%에 육박할 수 있다. 투자자금 성격별로 올 증시 최대 매도 세력 역시 헤지펀드인 셈이다.
▶달라진 미국, 본국 사정이 급한 유럽=6월에 이어 한 달 만에 태도를 바꾼 미국의 순매도도 눈에 띈다. 2009년 4월 이후 세 번째지만 그 규모는 2008년 11월(1조3203억원) 이후 33개월래 최대치다. 장기 투자자금 비중이 높은 미국 자금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장기 투자 대상으로서의 한국 증시의 매력이 시험받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자금의 이탈은 한국 증시 매력 저하와 함께 재정위기로 인한 각국의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2009년 말 12.9%로 미국에 이어 2대 투자국이던 영국의 비중은 작년 말 11.14%, 올 8월 말 9.6%로 급감했다. 최근 재정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프랑스도 작년 말 1.9%에 달했던 보유 비중이 8월 말 1.3%로 급감했다.
▶채권 시장 주춤, 아시아 자금 유입은 지속=8월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만기 도래분 때문에 순투자는 1340억원에 그쳤다. 재정 거래를 이끌었던 태국이 -1조1790억원을, 재정위기에 몰린 프랑스가 -1조686억원을 순투자한 탓이 컸다.
하지만 미국의 순투자가 조(兆) 단위를 넘어서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1조121억원)에 달한 데다 중국이 26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특히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 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순투자 규모도 1조원을 웃돌았다. 재정 거래 대상인 통안채 등 특수채에서는 자금 유출이, 장기 투자 비중이 높은 국채에는 자금 유입이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8월 말 현재 외국인 상장 채권 보유 비중은 7.2%로, 전월에 이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홍길용ㆍ안상미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