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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흘간 도쿄돔 열광시킨 ‘SM타운 라이브’ 그 현장을 가다]......K팝 무한진화…日문화쇼크는‘진행형’
[도쿄=임희윤 기자] 4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도 분쿄구에 위치한 도쿄돔. 가득 찬 5만 관객을 향해 일순 마이클 잭슨 곡 ‘Jam’의 도입부가 울려퍼졌다. 1988년 개장한 이곳 도쿄돔은 그 해 마이클 잭슨이 포문을 연 이래 20여년간 머라이어 캐리, 건스 앤 로지스, 비욘세 등 당대 최고의 팝 스타들이 거쳐간, 서구 팝의 ‘개항장’. 그러나 4일 무대에 오른 이들은 파란 눈이나 검은 피부의 팝스타가 아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멤버들이었다. 이 장면은 이날 공연의 중간 쇼타임 성격이었지만, 의미심장했다.
SM은 마이클 잭슨이 정의 내린 댄스 팝부터 R&B, 록 등 다채로운 서구 팝의 유산을 융합해 신선한 아이돌 음악을 만들어냈고 이것으로 최근 몇 년 새 열도에 ‘K-팝’이란 지분을 일궈냈다. 내수용 산업의 발전, 일본 대중문화 개방, ‘한류의 역습’ 이후, 한국 대중문화는 ‘K-팝 시대’라는 제4 항해기로 접어들었다. 이날 공연은 우리가 그 항해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도쿄돔은 거대한 배와 같았다.
2일부터 사흘간 펼쳐진 ‘SM타운 라이브 인 도쿄 스페셜 에디션’ 마지막 날(4일)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 SM 소속 가수 36명(천상지희, 강타, f(x), 샤이니,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보아, 동방신기 등)은 4시간여 동안 5만여 관객을 쥐락펴락했다. 이곳 구장은 적어도 250분 동안 K-팝의 홈이었고, 스타디움을 물들인 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황색이 아닌 SM의 상징색인 연분홍(야광봉)이었다. 3일간 15만명을 동원한 도쿄돔 콘서트는 솔로, 팀, 연합을 막론하고 비(非) 일본인 아시아권 아티스트로는 SM타운이 처음 이뤄냈다.
일본 관객들은 “온유(샤이니)짱 가와이(귀여워)!”를 연발하며 발을 동동 굴렀고 가수들의 히트곡이 나올 때 “미쳐미쳐” “빠져빠져” “바라봐” “채울게” 등의 각운 구절을 한국말로 제창하며 시종 열광했다.
주최 측은 공연 중간중간 다양한 SM타운 CF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그 중 “그들은 노래만을 생각할 때 우리는 퍼포먼스에 땀을 쏟았습니다”라는 카피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동방신기 무대는 “The King of SMP! Tohoshinki(동방신기의 일본어명)!”라는 장내 멘트로 소개됐다. SMP는 ‘SM Performance Music’의 준말. 다양한 서구 팝 장르의 컨버전스에 전문 댄서급 퍼포먼스와 배우급 비주얼을 결합한 SM식 K-팝에 대한 자존감이 드러났다.
K-팝 열풍이 유럽, 남미 등에서 소수 마니아를 결집하며 탈(脫)아시아를 향하는 시점. 세계 2위의 대중음악 시장을 품은 일본에 드리운 K-팝의 영향력은 물리적 진도로 측정하기 힘든 ‘지각 운동’의 실재를 도쿄돔에서 보여줬다.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한ㆍ일 양측 언론 관계자 800여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4일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대기실에서 만난 SM 소속 가수들은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맏형 격으로 무대에 올랐던 강타는 “아이돌(H.O.T)로 활동할 때도 못해 본 일을 후배들이 이뤄줬다”며 감개무량해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보아의 감회도 남달랐다. 그는 “도쿄돔 무대는 처음인데 이렇게 좋은 무대에 선후배 아티스트와 함께 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는 “인기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속 도전해나가겠다”고 했고,소녀시대 티파니는 “책임감 있게 더 열심히 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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