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 TV홈쇼핑 등의 대형유통업체들의 지난 10년간 당기순이익 증가세가 매출액 증가를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수익성이 갈수록 좋아졌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판매수수료가 높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매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31조8078억원으로 10년전인 2001년의 11조8973억원보다 2.7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3726억원에서 2조6458억원으로 7.1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별로 보면 유통양강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모두 당기순이익 증가세가 매출액 증가세를 앞질렀다. 신세계의 경우 매출액은 2001년 4조9594억원에서 11조251억원으로 2.2배로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889억원에서 1조768억원으로 5.7배로 늘었다.

롯데쇼핑은 매출액은 5조6817억원에서 2010년엔 13조5169억원으로 2.4배로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4208억원에서 1조1483억원으로 2.7배로 증가했다.

TV홈쇼핑 업체들의 경우 당기순이익 증가속도가 훨씬 빨랐다. CJ홈쇼핑, 우리홈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농수산쇼핑 등 5대 홈쇼핑의 매출액은 2001년 1조9242억원에서 작년엔 2조9217억원으로 1.5배로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78억원에서 4238억원으로 11.2배로 늘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파른 이익증가는 판매수수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유통산업에서 독과점이 심화되면서 대형유통업체의 당기순이익은 급증했지만 이들과 거래하는 중소납품업체들은 높은 판매수수료 부담과 불공정 행위로인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형유통업체들이 매출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판매비용부담을납품업체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당기순이익을 높여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3대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1년 61%에서 2009년엔 81%로, 대형마트는 2002년 52%에서 2009년 80%로 높아졌다. TV홈쇼핑의 경우 현재 5개사만이 허용돼 100%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대 TV홈쇼핑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52%에서 2009년 72%로 껑충 뛰었다.

반면 중소기업들이 부담하는 판매수수료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납품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991년 3대 백화점의 판매수수료는 25.8%였으나 2010년엔 29.3%로 3.5% 포인트 증가했다. 또 백화점 입점업체의 81%는 입점에 따른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현행 판매수수료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답변 했다.

홍승완 기자/s2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