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충원 첫 시행…수시 지원 전략은
올 대학 입시부터 수시 모집에서도 미등록 충원 합격자에 대한 추가합격을 시행하면서 수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는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기준 미달 또는 중복으로 합격하는 학생의 결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등록 인원을 정시로 이월시켜서 선발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정시 이월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추가합격을 고려한 지원 전략이 필요해졌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미등록 충원 시행으로 수시 비중이 커진 것은 맞다”면서도 “학교생활기록부나 대학별 고사 성적이 낮은데도 막연한 기대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시 지원 과열로 인해 중복합격자가 늘어나면 최초 등록률이 낮아져 오히려 추가합격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추가합격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무분별하게 수시에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의 도움으로 ‘미등록 충원 시행에 따른 수시 지원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100% 충원’ 아니므로 과도한 기대 금물=‘100% 충원’을 전제로 하는 정시와 달리 수시에서는 ‘100% 충원’을 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시 모집 충원 기간이 보름 정도인 데 비해 수시 모집 충원 기간은 1주일 정도로 짧다. 더욱이 수시 합격자 등록 이후에 바로 정시 원서 접수가 시행되므로 미등록 충원 시행에 한계가 있다.
수시에서 100% 충원을 할 것으로 생각해서 어떻게든 수시로 합격하려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정시처럼 모집인원의 몇 배수까지 추가합격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지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전형은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 편차가 적어 추가합격을 하더라도 최초합격자와 추가합격자 간의 성적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성적이 많이 부족하다면, 추가합격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지원해서는 안 된다.
▶대학별 충원 기준 확인 후 지원해야=대부분 대학에서 수시 미등록 충원을 시행하지만, 서울대 외에 경인교대, 공주교대, 전주교대, 청주교대와 같은 교대나 상명대 서울캠퍼스도 미등록 충원을 하지 않는다.
미등록 충원을 시행하더라도 일부 전형에서만 하는 경우도 있다. 숙명여대는 학교장추천리더십, 외국어우수자, 숭실대는 일반전형(학생부우수자, 논술), 국제화, 한국외대는 학업우수자, 일반전형에서만 미등록 충원을 시행한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전형이 미등록 충원을 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
충원 차수도 중요하다. 충원 기간이 짧아 많은 차수에 걸쳐 추가합격을 시행하기는 어렵다. 많은 대학이 2차 수~4차 수 정도까지 충원될 것으로 보이는데 충원 차수가 많을수록 추가합격 가능성도 커지므로 대학별 충원 계획도 살펴보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 단국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연세대 등은 2차까지 시행하며 아주대는 3차까지 시행한다. 아직 시행 차수를 정하지 못한 대학도 있으므로 지원 전에 확인해야 한다.
▶전형ㆍ학과 충원율에 따른 추가합격 가능성 변동 고려=정시와 달리 수시에서는 다양한 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예전 입시결과를 보면 충원율이 높은 전형도 있고 낮은 전형도 있다. 추가합격은 충원율이 낮았던 전형에서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추가합격을 기대한다면 충원율이 낮았던 전년도 전형을 찾아 지원해야 한다. 인터넷 대학공시센터의 대학 알리미에서 대학별로 입시결과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를 참조하면 된다. 입시결과를 보면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 중심전형의 충원율이 낮은 반면 논술 중심전형은 충원율이 높다. 당연히 학생부 중심전형에서는 많은 인원의 추가합격이 예상되지만, 상위권 대학의 논술전형은 추가합격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전형선택과 함께 학과 선택도 중요해졌다. 대학별로 상위 학과나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과는 중복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모집인원이 적고 성적분포가 낮은 모집단위는 최초합격자 다수의 등록으로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가합격에 따라 학과 선택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