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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침체 후폭풍…한국기업 실적도 꺾였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기가 ‘더블딥’(Double-Dip: 이중 경기침체)에 빠지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이익 창출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기업 이익의 감소는 최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수준을 높아지게 만들어 증시의 반등 여력을 약화시키고 추가 조정을 부추길 전망이다.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월 들어 불과 한 달 사이 6.01%(1조6597억원)나 줄었다. 헤럴드경제가 3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피200 기업 가운데 하반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98개 주요 상장기업의 7월 말(27조6089억원)과 8월 말(25조9493억원)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비교한 결과다. 4분기 전망치도 5.44% 감소했다.

특히 전기전자(IT)의 3분기 영업익 전망치 감소폭이 -15.6%로 가장 컸다. 삼성전자 -13.1%, 하이닉스 -52.5%, LG디스플레이 -57.0% 등이다. IT가 유달리 타격을 크게 입은 것은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국내 주요 산업의 수출시장의존도(총수출/생산)는 조선(85.2%), IT(65.0%), 건설(48.3%) 순으로 높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이익 전망이 한 달 새 6%나 급감한 것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곧바로 세계 경제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201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3.2%에서 최근 1.8%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경우를 가정한 모형을 분석한 결과, 세계 경제성장률이 향후 3년간 최소 2.1%포인트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지난 6월 말 발표한 2011년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0%에서 4.5%로 한 차례 낮춘 데 이어 조만간 추가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달 초 발표 예정인 8월 수출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7월에 비해 4%포인트 줄어든 23.3%, 수입증가율은 1.1%포인트 늘어난 25.9%가 예상된다.

김의찬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둔화 시 경제성장, 기업실적 측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공포감이 주식시장을 지배해 글로벌 증시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며 “8월 수출입 실적은 이러한 공포감이 사실로 나타났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발 글로벌 경기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의 2012년 GDP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3.3%에서 2.4%로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장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될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출업종별 민관 공동대응 전략 마련과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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