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 그룹으로부터 구명로비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71)씨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검찰은 박씨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대주주로부터 15억원 이상의 자금을 받아 간 정황을 포착,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으로부터 100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개입하고 그 대가로 6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7월6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 옆 커피숍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ㆍ구속기소) 부회장으로부터 6억원이 담긴 돈가방을 넘겨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김 부회장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박씨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받은 자금 중 일부가 정관계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박씨가 접촉했던 로비 대상자들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영남지역 여권인사 또는 구여권의 유력 정치인과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사실에 주목해 통화기록 조회 등을 통해 접촉 대상자들을 추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태규씨는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과 지난해 수십차례에 걸쳐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