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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디스, 日신용등급 강등 왜?…재정적자, 국가부채, 정치 불안정탓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의 강등설이 여전한 상황에서 세계 3위 경제 대국 일본의 등급이 강등, 선진국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미국과 달리 일본은 예전에도 등급이 강등됐고, 올해도 1월에 S&P가 등급을 낮춘데다 무디스의 강등도 예상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디스는 23일(현지시간) 9년 만에 일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단계 강등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Aa2)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해 등급 강등을 예고했었다. 이번 강등 조치로 일본의 신용등급은 중국, 대만과 같은 수준이 됐다.

▶국가부채 OECD 최악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에는 일본의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신용등급 강등은 2009년 경기침체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등으로 촉발됐다”며 “부채 증가속도를 늦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943조8096억엔으로 GDP의 두배(199.7%) 가량으로 OECD 국가중 최악 수준이다. 미국(99.5%), 프랑스(87.6%), 영국(83%)은 물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136.8%) 아일랜드(112.7%)보다도 높다. 이를 일본 총 인구 1억2792만명으로 나누면 국민 1인당 약 738만엔(약 1억5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개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일본 당국은 장기침체 탈출과 대지진 복구비용 마련을 위해 국채발행을 통한 추가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어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무디스는 또다른 신용강등 이유로 일본의 정치 불안감을 지적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과거 5년간 총리가 빈번히 교체된 것이 장기적인 경제ㆍ재정정책의 일관성과 실행력에 방해가 돼 왔다”고 밝혔다. 또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본의 경제 회복을 늦추고 디플레를 악화시켰다”며 사회보장제도 등 개혁 실현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국가부도 위험은 시기상조=하지만 일본의 심각한 재정난이 그리스나 아일랜드와 같은 국가부도 사태는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24일 아침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 “신평사의 판단에 상세한 코멘트는 삼가한다”면서도 “최근 일본의 국채 발행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의 국채의 95%는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어 최악의 재정상황에도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 역시“일본 투자자의 자국 편중 현상과 국채 선호 등의 원인으로 일본의 전체 경제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민주 당대표 경선 새변수=하지만 이번 강등은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닷새 앞두고 발표돼 일본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자와 정부부채의 해결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은 재정 개혁에 대한 도화선이 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2년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국가 부채로 인해 무너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관련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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