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 2년 연속 무분규
현대자동차 노사까지 동참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도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사상 최초로 완성차업계가 무분규 타결을 이룬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하투(夏鬪)의 대표격이었던 자동차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노조가 설립된 이후 매년 파업이 끊이지 않았던 업종이었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가 창립한 이후 2008년까지 21년 동안 단 한차례(1994년)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이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2009년 무분규로 노사 협상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 협상을 타결했고, 올해 역시 무분규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기아차도 노조가 본격적으로 활동한 1991년 이후 19년 동안 매년 파업을 겪어 왔다. 지난해 20년 만에 최초로 파업 없이 협상을 이끌어냈고, 올해 역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란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지엠(옛 지엠대우)은 2002년 10월 출범한 이후 2년에 한 번꼴로 파업이 벌어졌고, 쌍용차도 2000년 이후 2001년, 2007년 등 두 차례를 빼고는 매년 파업에 시달렸다. 특히 2009년에는 장기간 점거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쌍용차가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르노삼성도 잡음 없이 사측과 사원대표위원회 간 임금협상을 끝냈다.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가장 주요한 배경에는 경기 호황에 따른 파격적인 임금안이 꼽힌다. 올해 현대차의 잠정합의안에 담긴 임금 수준은 역대 최고치로 평가받고 있다. 기아차 역시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17% 인상, 성과ㆍ격려금 지급, 주식 지급 등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이 지급됐다.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탄력을 받은 한국지엠도 올해 파격적인 임금상승을 제공했고, 지난해 기본급이 동결됐던 쌍용차는 올해 기본급을 올리면서 올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쳤다. 르노삼성도 올해 최초로 우리사주를 지급하는 등 업계 모두 파격적인 협상안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년 연속 무분규 타결로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노사문화가 자리매김했다고 보기엔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호황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지만 경기가 악화될 때 역시 노사가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