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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스케3’,엔터테인먼트 종합선물상자
Mnet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 연출자인 김용범 PD는 “ ‘슈스케3’의 경쟁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슈스케1’과 ‘슈스케2’ ”라고 했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슈스케3’는 작년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과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그 변화는 100%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섹시한 댄스로 심사위원에게 어필하다 불합격되자 현장 기물을 부수고 욕설을 뱉는 최아란의 난동을 리얼리티라는 이유로 보여주는 등 하드코어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슈스케3’의 가장 큰 특징이자 경쟁력이기도 한 엔터테인먼트 종합선물상자를 지향하면서 케이블채널이라는 특성과 장점을 십분 살리다보니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10%를 가뿐히 넘겨버린 ‘슈스케3’는 음악 오디션이라는 바탕에 드라마, 경쟁, 감동, 리얼리티, 스토리, 다큐, 코미디 등으로 종합예능적 재미를 주고 심지어 ‘1박2일’ 같은 여행 예능 느낌도 준다. 이 다양한 요소는 소위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극도의 궁금증 유발 전략으로 재미와 관심이 극대화한다.

편집은 스피디하게 이뤄지고 참가자 수만 197만명에 제작비 100억원, 헬기와 카레이싱을 방불케 하는 세단과 리무진 행렬이 주는 스펙터클은 엄청난 스케일임을 알려준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오디션만 열심히 하다가는 망한다. 케이블채널에서 이 원칙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슈스케3’가 이 원칙을 얼마나 열심히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철저하게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면서 음악을 활용하는 전략이다.


가령, 11살 손예림이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감성적으로 불러 싸이가 “애 노래 듣고 소주 생각난 건 처음”이라고 말하자, 이승철이 “술 먹을 때는 (신)승훈이가 있어야 돼”라고 말했다. 오디션과는 별 상관없는 말이지만 자연스럽게 나온 상황을 여과없이 보여줘 재미를 주었다.

부산에서 온 김아란(20)이 귀엽게 노래하자 이하늘은 “매니저, 전화번호 따”라고 말했고, ‘시즌3 장재인’으로 불리는 이정아(25)가 합격 판정을 받고 심사위원석에 와 이승철을 뒤에서 껴안는 시늉을 하자 이승철은 “우리 같은 소속사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미국동포 옐로보이즈에게 “진짜 싫어하는 스타일이야”라며 보인 이승철의 짜증나는 반응과 함께 싸이가 이들에게 매너를 지키라며 일장 훈계를 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심사의 스토리가 된다. 심사시간이 길어지면서 윤종신은 아내에게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전화하는 장면까지도 보여준다.

심사위원 중 가장 선배인 이승철은 무게를 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독설의 원조지만 이제 독설의 시대는 갔다고 했다. 여전히 그가 내리는 직설적인 판단은 지원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어 독설로 들리지는 않는다.

이승철이 장고와 숙고형이 아닌 직감에 의해 속사포처럼 빨리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농담도 곁들이고 있어 가벼운 듯 하지만 노래 잘하는 참가자를 정확하게 가려낸다.

박창현을 두고 “웬만한 애들과 ‘맞짱’을 뜰 수 있고 오디션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실력”이라고 말하고, 기타를 치며 자작곡을 부른 최영태에게 “내가 이번에 11집 내는데 노래를 팔라”고 말한다.

이승철과 윤종신이라는 차별화한 심사위원 외에도 예능을 아는 이하늘과 싸이가 특별심사위원으로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하늘이 합격 티셔츠를 나눠주기 위해 심사장 입구에 앉아 있는 여성을 두고 “티걸”이라고 농담하며 작업을 거는 듯한 장면은 위험한 듯 하지만, 이하늘이 제주도에서 온 조은혜의 미모에 반해(?) 밝은 표정이 됐을 때나 호피무늬 구두를 신은 예리밴드 여성 보컬의 신발을 보고 정신을 못 차릴 때 이 여성의 리액션 표정을 집어넣으면 그 자체로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듯한 한 장면이 된다.

이하늘은 우람한 체구로 이선희의 ‘나항상 그대를’을 부른 고교 씨름선수 김도현에게 심사위원 중 유일하게 불합격을 내리고는 문 밖에서 큰 소리가 들리자 “나 기다리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슈스케3’는 다소 아슬아슬한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윤종신으로부터 목소리가 허각보다 희소가치가 있다는 허각 교회 동생 신지수를 발견하고, 부친이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한 경기경찰홍보단 소속 박필규와 부친이 도박으로 교도소에 있는 정병대, 할머니에 의해 자란 횟집 요리사 김민석의 감동어린 스토리를 부각시킨다.

‘슈스케3’가 회당 90여분이라는 시간에 이처럼 지원자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것은 편집의 힘이다. 심사위원의 표정과 말투, 개성 강한 성우의 내레이션, 자막, 모자이크까지 동원해 무려 1000시간이 넘는 촬영 테이프를 압축해낸다.

김용범 PD와 김태은 PD는 편집의 귀신들이다. 무엇을 보여주어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순간 캡처 장면의 편집도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것이 ‘슈스케3’의 힘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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