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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가는 '짝'
17일 SBS ‘짝’ 11기 ‘한번 더 특집’편은 ‘돌싱’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미 한차례 ‘짝’을 찍어본 사람들이라 남녀가 만나면서 생기게 되는 설레임의 과정이 갈수록 생략됐다. 서론은 빼고 짝을 찾는 본업에 더욱 충실해지는 것 같았다.

제작진은 영악하다. 이야기거리가 될만한 여성들을 섭외했다. 여자 2호와 3호는 미모가 연예인 뺨친다. 6기 최고 인기녀로 대구에서 휴대폰 사업을 하는 ‘차촌녀’ 여자 3호가 이번에도 어장을 관리하기에는 여자 2호의 미모가 너무 뛰어나 긴장을 예고한다. 긴 생머리에 이다해를 닮은 외모, 매너까지 부드러운 이 3호 아가씨의 웃음에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을 남자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남자 1호와 2호, 7호 등 무려 세 명의 남자가 여자 2호에게 마음이 가있다. 남자 4호와 남자 6호는 여자 3호를 공략할 태세다. 과거보다 소위 ‘선수들’이 늘어난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노안’ 남자 7호는 ‘선수들’과는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다. ‘짝’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직전 기수인 10기 방송편에서는 여성으로부터 구애를 받지 못했다. 반면 남녀 네티즌들로부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국민형아’로도 불린다. 남자 7호가 여자 2호를 마음에 두다 동기였던 공주 수의사처럼 상처를 받게될까봐 네티즌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차라리 여자 2호가 얼굴만 예뻤으면 좋았을텐데 매너도 좋고 교양까지 갖추고 있는 게 남자 7호에게는 행복일까 불행일까?



다짜고짜 편집으로 이유와 정황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상주 아가씨’ 여자 1호가 돌연 애정촌을 떠났다. 임시 파트너였던 남자 6호와 잘 안맞았던 것 같다. 헤어스타일 등 외관만으로도 튀는 남자 6호는 애교 섞인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여자 1호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내 스타일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여자 1호는 야간에 짐을 챙겨 택시에 오르면서 “계속 하려고 했다. 저도 어디 가서 이런 성격은 아닌데, 더 이상 말해도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선수’의 투입이 예고됐다. 이런 방식의 방송에서는 뒤에 나오는 사람이 기존 멤버보다 외모나 학력 등 스펙이 더 나아야 주목받을 수 있다. 더 센 카드를 투입해야 효과가 난다. 이하늬를 닮은 탁예은과 의자왕 김성혁. 역시 외모는 우월했다. 기존 멤버들의 투덜거림이 이어졌다. 새 멤버들에 대해 외모와 스펙, 하나 꿀릴 게 없다는 자조다. 특히 기존 여성 출연진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연세대를 졸업한 삼성전자 직원인 김성혁이 올린 미니홈피 글을 보니 이들은 반나절만 촬영한 스페셜 게스트였다. 편집의 힘은 무섭다.

‘짝’ 11기 ‘한번 더 특집’편은 첫번째 출연시 짝을 이룬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여자 1호는 짝을 이뤘던 남자를 더 검증했어야 했다고 말했고, 여자 3호는 당시 선택했던 한의사와 헤어졌다고 했다.

여자 2호는 첫번째 출연에서 남자 6호때문에 다른 남자가 다 떨어져나갔다면서 오빠 동생으로 쿨하게 지낸다고 했다. ‘쿨한 관계’라는 말은 어장관리인지, 양다리인지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려웠다.

스토리가 점점 쌓이게 되는 이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불쾌한 느낌이 들면서도 계속 보고싶어진다. 다음에는 ‘짝’에 3번째로 출연하는 ‘두번 더 특집’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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