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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수록 이익감소?…우울한 식품업계
원자재 가격 등 급등 채산성 악화

농심 매출 9900억 전년비 5.4% 증가

영업이익 34.7% 감소 ‘속빈강정’


원유파동 유가공업계도 속앓이

납품가격 인상탓 적자경영 우려



식품업계가 울상이다. 올 들어 매출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하는 등 성적표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농심, 매일유업, 남양유업, 해태제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품 대기업 대부분이 올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자재 가격이 채산성을 크게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채산성을 살리기 위해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여론에 밀려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식품과 바이오, 사료 등의 사업을 통해 총 3조14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을 16.0%나 웃도는 괄목할 만한 경영 성적표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꼼꼼히 따져보면 CJ제일제당의 성적표는 실망 수준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이 1967억원으로 2010년 상반기(2327억원)보다 18.3% 감소했기 때문이다.

원당, 옥수수, 밀 등 크게 오른 원자재 가격이 전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식품 부문의 영업이익을 낮추고, 이는 CJ제일제당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전이됐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은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취임 6개월 된 CEO를 전격 교체하는 등 홍역까지 치렀다.

대한민국 라면 대표기업 농심의 실적도 ‘외화내빈’이다. 농심은 전년 대비 5.4% 늘어난 99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0년 866억원에서 올해 643억원으로 223억원(-34.7%)이나 빠졌다. 삼양식품도 56억원(2010년 94억원)으로 1년 새 거의 반토막 났다.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른 가운데 라면값 동결 조치가 채산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게 라면업계의 주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수준으로 가격을 환원하는 정부의 권장소비자가격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적자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과업체들도 가격 환원 공포에 휩싸였다. 올 초 원자재 가격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무더기 인상했음에도 상반기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등 시장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해태제과는 전년 대비 7.3% 늘어난 349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72억원에서 202억원으로 34.6%가 줄었다. 크라운베이커리의 영업이익도 194억원으로 감소폭이 34%에 달하는 등 부진했다.

원유 납품가 파동을 겪은 유가공업계도 거의 낙제점을 받았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상반기 35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올핸 270억원으로 29.6% 감소했고, 빙그레도 331억원에서 256억원으로 29.3% 줄었다. 매일유업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147억원에서 올해 3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유가공업체들은 지난 15일부터 원유 납품가격을 ℓ당 183원 올려주기로 약속한 상태여서 제품 가격 인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적자경영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우유가격 9월 인상설이 나도는 이유다. 삼양사, 대한제당, CJ제일제당 등 제당업계 빅3도 비슷한 이유로 올해 상반기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제당업계는 올 하반기 300억~400억원 상당의 추가 적자를 점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 등 고물가가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글로벌 소싱과 불필요한 비용절감, 경영의 효율화, 제품가격 정상화 등 채산성 개선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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