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또는 회사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회장들의 홈페이지가 관리 소홀과 무관심, 부작용 등 여러가지 이유로 방치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총수들의 홈페이지는 경영철학은 물론 개인 취미 등 타인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사생활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임직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까지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일부 기업 CEO의 홈페이지는 회사 공식 사이트 못지 않은 회사 PR 뿐만 아니라 소통의 창구로 각광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삼성 이건희 회장의 홈페이지는 1년반 째 ‘ 새롭게 단장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홈페이지는 ‘개편 작업중’이라는 간판만 내걸고, 7년 째 문을 닫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홈페이지는 동정 보도자료만 가득 차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전국 경제인연합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다른 총수들은 아예 홈페이지 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은 폐쇄적이라는 이미지를 바꿔 보기 위해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외부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회장의 개인 홈페이지는 소통이 없다.
삼성은 이 회장이 다시 활발한 경영활동에 나서면서 방치됐던 개인 홈페이지 새 단장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도 재오픈를 미루고 있다. 이 회장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폐쇄된 상태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롭게 단장 중입니다” 라는 내용만 화면을 채우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 중 이다”는 말만 1년째 되풀이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홈페이지는 ‘개편작업중’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이래 7년째 문을 닫고 있다. 최 회장은 ITㆍ인터넷 기업을 보유한 총수답게, 각종 IT기기 활용에 능숙한 재계의 대표적인 얼리어답터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홈페이지는 이와는 전혀 상반된다. 한때 최 회장의 홈페이지는 다양한 개인적인 내용을 담아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나 이제는 먼지만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외부 활동으로 바쁜데다 채울 내용도 마땅치 않아 홈페이지를 다시 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구본무 LG 회장의 홈페이지는 오픈돼 있지만, 동정 등 그룹 보도자료만 업데이트 하고 있는 실정이라 방문자가 거의 없다. ‘보도자료 보관함’ 수준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아예 홈페이지가 없어 외부와의 소통에 무관심한 것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주요 기업들이 총수의 홈페이지 활성화를 꺼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들은 반(反) 기업 정서 때문에 자칫 악성 댓글이나, 각종 민원성 글들만 쏟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서비스로 인한 쌍방향 소통시대를 맞으 만큼, 기업들도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임직원 뿐 아니라 그룹 회장들도 벽을 깨고 소통의 장으로 나와주길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