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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희 “나의 성공비법은 어머니, 한달 간 하이힐 못 신었다”
“한 달 만에 하이힐을 처음 신었어요. 너무 많이 걸어서 무지외반증이 걸렸고 발 모양도 변했어요. 성공비법이요? 열정과 공부, 최신 트렌드 그리고 저에겐 어머니가 최고의 비법입니다.”

2006년 쇼핑몰 ‘에바주니’를 론칭해 연예인에서 최고경영자(CEO)로 100억원대 매출을 일궈낸 김준희(35). ‘에바주니’는 회원 수 20만명, 주문량은 일 평균 700~1000박스 정도다.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쇼핑몰 사업가로 자리를 굳힌 그를 최근 만났다. 학창시절 개근상 한 번 못 타보고 태권도, 발레 등을 한 달 이상 배워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이었다는 김준희가 사업가로 변신한 과정이 궁금했다. 

그는 “CEO가 되려면 열정과 함께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게을렀던 내가 쇼핑몰 CEO로 성공한 바탕에는 30년간 디자이너로 의류사업을 한 어머니 덕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김준희의 어머니는 동대문에서 ‘맨땅에 헤딩’한 경우다. 동대문에서 ‘노랑머리 누님’으로 유명했는데,디자이너 최범석 옆에서 가게를 운영했다. 김준희는 어머니 덕분에 고생을 모르고 자랐다고 했다.

“(어머니는) 저녁 9시쯤 나가 밤샘을 하다 아침 8시 제 등교에 맞춰 도시락을 싸주시고는 다시 일을 나갔습니다. 하루 종일 디자인을 했고, 2시간만 주무셨죠.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인지, 지금도 할 일이 있으면 3시간 이상 자면 불안합니다.”


그는 “어머니가 지금도 직원 관리나 코디법 등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며 “어머니는 멋쟁이다. 어머니만큼 옷 잘 입는 사람을 못 봤다”고 했다.

김준희가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2002년부터 작은 오프라인 숍을 운영하면서 싸이월드나 미니홈피에 올렸더니 “옷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온 것.

결국 6개월간 공부해서 ‘스타일21’이란 쇼핑몰을 열었다. 하지만 하루 20~30건의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어 1주일 만에 문을 닫았다.


“쉽게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나마 4년간 오프라인 숍을 운영하면서 고객과 직접 소통한 것이 도움이 됐죠. 내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는 쇼핑몰 운영에서 필수 아이템 두 가지로 ‘가장 기본적인 것’과 ‘디테일이 특이한 것, 타 쇼핑몰에는 없는 차별화한 아이템’을 꼽았다.

최신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패션사이트를 자주 보는 것은 기본, 노천 카페에서 사람도 구경한다. 사람들이 “왜 저 옷을 선택했을까” 늘 고민하는 것.

미국 브랜드인 ‘어반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는 그녀가 벤치마킹하는 사이트다. 옷이나 가구, 사진, 자전거를 살 수 있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많은 사이트, 상품 위주가 아닌 놀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며 구입도 할 수 있는 종합놀이 쇼핑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도매처에 나가 4~5시간을 걸어다니며 직접 옷을 고르는 것도 필수다. 이렇게 발품을 팔아야 제대로 된 옷을 고를 수 있다는 것. CEO 김준희에게 가장 어려웠던 일은 뭘까.

그는 직원 관리와 미국 유학시절을 꼽았다.

“2008년 미국 유학 때 정말 때려치우고 싶었어요. 당시 에바주니를 산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팔아버릴까 했죠. 2010년 10월께 고비가 왔습니다. 그 이듬해 3월이면 3년간의 유학공부를 마칠 수 있는데, 세무조사에다 직원은 다 떠나고 장사는 안 되고,어머니도 아프셨어요. 어찌어찌 6개월을 버텼고, 지금은 다행히 원상회복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직원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 예전보다는 많이 알게 됐다는 그는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주자”는 결론을 내리고 복리후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입사 1년 이상자에 대해 퇴직연금제를 시행하고,인센티브제와 우수사원 표창도 실시하고 있다.

내년에는 김준희 디자이너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 ‘에바주니 프리미엄’으로 작게 시작해 능력을 테스트해보고 싶어요. 내후년에는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쇼핑몰 CEO에서 디자이너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꾸는 김준희, 그의 새로운 꿈이 영글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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