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밤샘촬영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스파이 명월’의 주연인 한예슬은 지난 13일 연출자 황인혁 PD와 크게 다투고 촬영장을 떠난 뒤 제작사에 연출자 교체를 요구하며 14일에 이어 15일에도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예슬은 15일 오후 자신의 부모와 남자친구가 있는 미국 LA로 출국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이어 16일 새벽에는 한예슬의 어머니가 급하게 입국해 소속사인 싸이더스HQ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가 17일부터 촬영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한예슬 본인의 의지와 KBS의 입장 등이 물려있어 한예슬의 복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살인적인 촬영스케줄과 쪽대본 등 드라마 촬영 현장의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예슬은 그동안 지각이 잦는 등 성실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예슬이 국내에서 연예계 활동을 접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KBS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한예슬이 광고를 찍으러 간다며 촬영장을 무단 이탈해 촬영을 지년시킨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많은 배우와 스텝간의 협업인데다 시청자와의 약속이기도 해 한예슬의 잠적은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제작사인 이김프로덕션은 긴급회의를 갖고 16일까지 한예슬이 촬영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예슬과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싸이더스HQ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한예슬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 CF 등에 걸린 이미지 실추 등에 대해 손해배상을 제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예슬이 출연하는 광고주들의 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예슬은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S는 15일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스페셜 형태로 긴급히 대체해 방영했지만 16일은 정상적으로 드라마가 방영된다고 밝히고 방송 차질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정중한 사과와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KBS는 “예정된 드라마 제작은 전국 시청자와의 약속”이라고 밝히고 “한씨는 이유 여하를 떠나 더 이상의 파행을 확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성실히 제작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KBS는 한예슬 복귀 경우와 다른 배우를 투입시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 두 가지를 놓고 논의중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