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김병만의 실수도 숭고한 도전의 일부분이었다. 콤비네이션 리프트를 시도하다 넘어져 안정을 되찾지 못한 김병만을 격려하고 이끌어준 이수경의 엄마미소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김병만은 14일 펼쳐진 SBS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최종경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지금까지 3차례나 우승한 전력의 소유자였다.
레퀴엠과 머라이어 캐리의 ‘히어로’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김병만조는 공중돌기와 크로스 스파이럴, 스테이셔너리 리프트를 차례로 성공시켰지만 콤비네이션 리프트에서 아쉽게도 실수를 해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 실수가 김병만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저마다 우승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우승만이 능사는 아니다. 스케이트를 신어본 적이 없는 초보였지만 열정적으로 도전하며 한계를 이겨내면 결과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감동하기 마련이다.
피겨스케이팅 페어는 리프트와 점프 등 남자가 리더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크리스탈과 손담비 등은 남자 파트너가 피겨 전문가다. 하지만 김병만은 왕초보였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1/08/15/20110815000120_1.jpg)
이수경도 이런 김병만에게 자심의 몸을 지탱하게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병만이 실수후 불안한 표정을 보이자 “여보 괜찮아”(박해미씨의 표현)라고 애절한 눈빛으로 파트너를 이끈 이수경은 충분히 도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김병만은 열악한 상황과 약점, 한계를 극복하며 큰 성과를 이뤘다. 노력의 달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치였다. 비록 결승에서 실수를 했지만 그의 도전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극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1/08/15/20110815000130_0.jpg)
김병만은 “아직 마음이 빙상에서 안나왔다. 아쉬웠다. 이수경씨에게 미안하다. 좋은 결과를 주고 싶었는데, 그게 욕심이었다”며 ‘아름다운 욕심’을 부렸던 사실을 공개했다.
김병만은 “‘키앤크’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이 무대는 끝났지만 나는 피겨스케이팅 초급 신청을 해놨다. 스케이트화도 제법 좋은 걸로 따로 장만했다”고 말했다.
그의 피겨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