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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정부 마지막 사정 총수…위기의 檢 구원투수될까
‘한상대號’공식 출범…저축은행 수사·사법개혁·대국민 신뢰 회복 등 곳곳 암초

외견상으론 격랑이 잦아든 것 같다. 그 망망대해에서 12일 새 배의 진수식이 열렸다. 38대 검찰총장이자 이명박(MB) 정부의 마지막 사정(司正) 총수를 맡게 된 한상대(52)호(號).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결정적 한 방’이 없어 낙마하지 않고 향후 2년간의 항해를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앞길엔 수없이 많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한상대’라는 간판부터 못마땅한 시선이 많다. 위장전입과 관련해 ‘내가 하면 자식 사랑, 남이 하면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식의 발언 탓이 크다. 출발이 산뜻할 리 없는 이유다.

MB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어 엄정하고 공정한 검찰권 행사는 언감생심일 것이라는 삐딱한 시선도 한 총장을 노려보고 있다.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 벌어질 숱한 고소ㆍ고발과 권력을 향한 전쟁이 필연적으로 생산하는 마타도어 속에서 한 총장은 중심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역대 어떤 총장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했기에 구두선에 그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다른 걸 제쳐두고라도 1800여명의 검사가 실체적 진실 규명에만 ‘올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이런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것도 시급하다. 중수부가 진행 중인 부산저축은행의 조속한 마무리가 선결과제다. 저축은행 수사는 ‘가다 서다’를 반복한 탓에 국민은 물론 대통령마저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수사팀 분위기를 일신해 성과를 내야 한다.

정치권과의 갈등에 대처하는 혜안도 필요하다. 중부수 폐지와 특별수사청 설치를 핵심으로 한 사법개혁 논의가 재차 수면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앞서 검찰은 이와 관련한 논의에서 조직 이기주의에 매몰돼 있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줬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불신과 실망이 쌓이고 쌓여 ‘제1의 개혁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검찰 조직의 사령탑을 맡은 한 총장.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생각으로 검사 생활 27년을 했고, 정의실현을 위해 ‘용기’ 있게 행동했다고 밝힌 그다. 위기의 검찰에 구원투수가 될지, 대통령과 ‘초록은 동색’으로 역사에 기록될지 선택은 한 총장의 몫이다. 그는 “총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검찰을 반드시 바꿔 초일류 검찰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들은 이를 기억한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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