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할 만치 너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수익 목적의 주식투자 준비에 나서고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주식 투자를 위한 자금 5000억원을 지난 10일 KB자산운용에위탁했다.

이 은행이 대규모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은 카드사태가 발발한 2003년 이후 8년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어윤대 회장을 비롯해 KB금융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이 최근 회의를 연 자리에서 투자 적기라는 데 공감하고 주식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작년 9월부터 수시로 자사주를 매입해 온 어 회장은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함께 KB금융지주 주식값이 4만원대로 폭락하자 자사주 매입을 더 늘리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KB금융 주식 1만2560주를 장내 매수해 어 회장의 자사주보유주식 수는 3만770주에 이른다.

하나은행도 투자수익을 위해 주식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이번 주가 폭락은 외부 변수에 의한 것으로,우리나라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며 “지금이 주식 투자 적기로 판단,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지난 9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2000주를 주당 3만3650원에 매입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자사주 16만6500주를 보유중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최근 2년간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없지만 주식값이 너무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조만간 추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도 지난 10일 신한금융 주식 2000주를 주당 4만4900원에 장내 매수해 보유주식수를 1만2430주로 늘렸으며 최범수 신한금융 부사장도 같은 날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

<윤재섭 하남현 기자 @JSYUN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