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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연금부터 월급펀드까지…‘월지급식 맞춤형 투자상품’현명한 선택요령
고령화시대 40~50대 관심급증

고용불안 투자방식 변화 한몫

자산 증식보다 고정수입 중시

수익률 높을수록 변동성 커져

운용자산·환매방식 등 따져야



#30대 후반의 정모 씨는 늦은 결혼으로 올해 두 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내 집 마련과 앞으로 들어갈 아이의 교육비도 중요하지만 은퇴 이후 노후생활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고민 끝에 그는 월 50만원씩 변액연금 적립을 시작키로 했다. 10년 정도 넣은 후 거치로 돌리면 55세 이후 기존 연금액과 합쳐 월 200만원 정도의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40대 회사원 김모 씨는 5000만원의 여윳돈을 요즘 인기라는 월 지급식 펀드를 통해 해외채권에 거치식으로 투자했다. 매월 35만원 정도를 이자로 받는다. 큰 돈은 아니지만 생활비에 보태기도 하고 형편이 좀 나을땐 적금이나 단기 펀드에 넣어 추가 수익을 보고 있다. 김 씨는 매월 신규로 발생하는 현금을 재투자해 10% 안팎의 수익률을 노리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받는 월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자산을 어떻게 모아서 얼마나 불릴까에 집중됐던 고민은 이제 얼마를 받아서 어떻게 유지할까로 옮겨가고 있다. 일해 온 세월과 비슷하게 일 없이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 늘어난 만큼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 얼마나 빨리 준비하고 어떻게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령화로 인한 노후문제는 누구나 맞이해야 할 현실인 만큼 근로소득이 발생할 때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다양해지는 월 지급식 상품=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는 다양한 투자상품뿐 아니라 연금복권520 판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등 당첨자에게 12억원이라는 돈을 월 500만원(세전)씩 20년간 지급한다. 연금식 복권인 데다 1등 당첨확률은 315만분의 1로, 로또의 814만분의 1보다 높고 인터넷으로도 구입이 가능해 구입을 위해서는 몇 주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월 지급식 펀드 설정액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29일 기준 6907억2200만원으로 연초 1687억1900만원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매달 월 지급식 펀드로 유입되는 돈도 연초 400억원 정도에서 지난달엔 1000억원이 넘는 돈이 관련 상품으로 몰렸다.

번져가는 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넓히고 있다. 월 지급식 보험의 경우 즉시연금은 가입 즉시 다음달부터 월 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계약기간이 10년이 넘으면 비과세로, 종신연금형, 상속연금형, 확정연금형 등으로 나뉜다. 종신연금형은 목돈을 맡기고 당사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액의 원리금을 나눠 받는다. 상속연금형은 일정기간(10년, 15년, 20년) 동안 매달 이자만 받고 사망시 원금을 상속한다. 확정연금형은 일정기간(10년, 15년, 20년) 원리금을 받는다.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다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비과세 혜택이 있는 즉시연금이 유리하고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거나 높은 지급률을 선호한다면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주택연금을 통해서는 집 한 채를 담보로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주택가격에서 생활비로 줬던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정산, 상속자에게 지급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집값이 높을수록 받을 수 있는 돈이 많지만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제외된다. 만 60세 이상, 1주택 소유자만 가입할 수 있다.

▶왜 월 지급식을 선호하나=연금복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월 지급식 상품의 주된 고객은 40, 50대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를 앞둔 이들은 노후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맞은 경제적인 상황들도 자산운용방식 변화의 원인이 됐다. 1960년대 이후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미래는 낙관적이었다. 열심히 일을 하면 승진을 하고 월급도 따라 오르면서 집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탄탄한 중산층의 자산운용은 성장을 기반으로 했고 갈수록 소득이 늘어갈 것이라는 기대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가능케 했다.

점차 현재의 자산을 불리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앞으로를 설계하면서 돈을 묶어두는 것보다는 현금의 흐름을 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 상태의 월급이라는 안정적인 소득이 언제부터 끊기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에 월급이 나오지 않을 경우 ‘생활비 유지’ 차원서 대비하기 시작하며 월 지급식 보험이나 펀드 등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역시 안정적인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한 월 배분형 상품이 펀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월 지급식이라도 따져봐야 할 것은=그러나 월 지급식 펀드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일수록 변동성이 클 수 있는 만큼 운용자산, 월 지급액 결정, 환매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월 지급식 펀드를 고를 때는 먼저 투자하는 펀드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인지를 확인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점검해 봐야 한다. 주식형은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원금을 쉽게 잃을 수 있는 위험성도 높다.

월 지급액 결정은 투자자가 판매사를 통해 직접 정하는 방식과 펀드 운용사에서 운용 성과를 고려해 정하는 방식이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월 지급식 펀드 중 다수는 투자자가 매월 지급 받기를 원하는 금액을 결정하면 판매사가 매월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자동 환매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매달 원하는 금액을 지급 받을 수 있지만 펀드 성과가 좋지 않으면 투자원금의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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