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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냉키의 선택과 고민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9일 패닉에 빠진 글로벌 금융시장에 진정제를 놓았다.

9일 열린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상당히 느리다고 우려하며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예외적으로” 현행 제로(0)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함께 “앞으로 더 강력한 경제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시사했다.

연준이 특정 기간을 명시해 금리 동결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으로, 최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폭락을 진정시키기위해 최소 2년 금리 동결을 이례적으로 약속한 셈이다.

이날 오후 연준의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고대했던 미증시는 FOMC 성명이 나온 직후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다가 30여분후 버냉키의 향후 부양책 약속에 대한 기대에 무게가 실리면서 폭등세로 마감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을 벌떡 일어나게할 아드레날린 주사는 아니었지만 시장의 공포는 일단 진정시킨 셈이다.

이에대해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다이클레멘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준이 특탄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2년 금리 동결 약속으로) 시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부양 신호를 보낸 것 ”이라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투자전략가 마이클 폰드는 “연준 입장에서는 수동적일지라도 특정 시한을 미리 약속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연준이 QE3를 언급하지 않고 추가 부양책의 가능성만 열어놓은 것은 “연준이 패닉에 빠지거나 최근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대응하는듯이 보이지 않으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골드만 삭스도 연준이 경기 상황이 않좋아지면 QE3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보여준것이라고 QE3 시행에 무게를 실었다.

이제 시장에서는 오는 26일 열리는 연준 연차총회인 잭슨 홀 컨퍼런스에서 버냉키가 QE3를 천명하리란 전망이 부풀어오르고있다.

지난해 8월처럼 하반기들어 미국경제의 실물경제 지표가 급속히 악화되고, 이어 열린 8월 FOMC에서 경기 둔화를 인정하고, 월말에 열린 잭슨 홀에서 버냉키가 추가 부양책을 천명하는 궤도가 재연될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FOMC 회의에서 지난 1992년 이래 처음으로 3명의 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나 QE3에 대한 연준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있다. 버냉키가 의장 취임 이래 이사들로부터 가장 많은 반대표를 받은 상황에서 잭슨 홀에서 QE3를 먼저 언급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연준 내부의 갈등과 상관없이 이제 버냉키에게는 QE3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보고있다.

지난주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는데도 미국채 가격이 폭락은 커녕 반대로 최고치로 상승한것은 QE3 전망때문이었다. 이제 만약 QE3가 나오지 않으면 미국채 가격이 붕괴돼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질 수있다. 시장의 기대가 만들어놓은 베팅이 이제 버냉키에게 선택의 여지를 빼앗고 있는 셈이다. 버냉키가 잭슨홀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또다시 세계 금융시장은 주시하고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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