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유출 등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외화 유동성 사정이 악화될 경우 원화 및 외화유동성을 확대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될 때에 대비한 비상대응 초지를 재점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안전자산 신호현상 심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회수 등으로 외화유동성 공급이 필요하게 될 때에 대비해 단기국채, 단기 예치금 등 고유동성 자산 규모를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보고했다. 한은은 특히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이 회사채 등 여타 채권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등 보유 외화자산의 신용 리스크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국제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중앙은행으로서 국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필요성, 각국 정부의 미국채에 대한 공개적 신뢰표명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다변화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통화 및 투자상품 구성의 급격한 조정은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상황에 대해 한은은 “단기차입 가산금리가 여전히 안정적이고 만기도래분의 차환도 원활하다”며 “국내은행의 중장기 외화차입 가산금리가 상승했으나 이는 차입기간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며 양호한 외화자금 사정을 반영해 외환 스왑레이트도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하지만 “시장 참가자의 불안심리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가격변수는 당분간 국내외 각종 경제지표 발표 및 각국의 정책대응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양호한 경제 기초 여건, 외환보유액 규모, 거시 건전성 정책 등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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