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현대차 노조 쟁의 수순밟기 돌입
오늘 임시 대의원대회 개최

실제 분규 가능성은 낮아


현대자동차 노사가 숨고르기를 마치고 임금 및 단체협상 ‘후반전’에 돌입했다.

노조는 9일 오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며 쟁의행위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잇달아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고, 최근 환율위기에 미국발 금융쇼크까지 더해지는 등 실제 분규로 이어지기엔 노사 양측 모두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무분규 격려금 등 분규 여부에 따라 노조가 실질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이익도 다르기 때문에 노조 내부적으로도 쟁의행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노사가 치킨게임을 멈추게 되는가가 현대차 임단협 후반전의 핵심 포인트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행위를 결의한다.

노조 관계자는 “타임오프제에 사측이 변화가 없다면 10일 단체교섭 조정신청을 하며 쟁의행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쟁의행위 결의는 대의원 간 파업 등 쟁의행위에 의견을 모으는 과정으로, 파업 절차의 첫 번째 단계다. 이후 단체교섭 조정신청을 한 뒤 10일간의 조정기간 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않으면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실시하게 된다. 이 수순에 따라 진행하게 되면 오는 22~23일께 파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쟁의행위 결의가 실제 파업 의지로 보기엔 아직 미지수다. 노사 협상에서 쟁의행위 결의 및 단체교섭 조정신청은 협상이 장기화할 때 통상적으로 이어지는 수순으로, 앞서 한국지엠 노조도 올해 임금협상에서 조정신청, 쟁의행위 찬반투표 공고까지 가는 줄다리기 끝에 사측과 임금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한국지엠이나 쌍용차 등 경쟁업체가 모두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며 하반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급습하는 등 국내외 경영환경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쟁의행위 돌입에 부담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노조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2009년 현대차는 무분규 타결로 격려금 명목의 무상주 40주를 얻어냈지만, 파업에 돌입한 기아차는 무상주가 지급되지 않았다.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지난해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0주, 120주를 받았다. 앞서 기아차 노조도 잠정합의안에서 무분규에 따른 자사주 80주를 얻어낸 바 있다.

관례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올해 무상주 지급은 없어지게 된다. 현대ㆍ기아차의 주식 가치를 감안할 때 파업을 진행하면 노조 내부에서도 손익계산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결국 쟁의행위 돌입 전까지 노사가 타임오프제 입장 차이를 어떻게 좁힐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사측은 타임오프제 적용에 따라 노조 전임자를 24명으로 줄여야 한다며 유급전임자 26명, 무급전임자 104명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유급전임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