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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원자재·환율 ‘삼중고’에 허덕…‘수출 차질’ 조마조마
美 소비심리 위축 불가피

한국 대미수출 의존도 커

휴대폰·자동차 등 직격탄

철강업계도 대책마련 분주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내 산업계도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원자재 값 상승과 환율 불안 등 외환(外患)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계는 미국발 경제위기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예측할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미 경제위기로 전 세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어게인(again) 2008’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업계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전 세계 경제에 어디까지 파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기감은 상대적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더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에 ‘더블딥(경기가 일순간 회복한 이후 다시 침체하는 현상)’ 우려가 제기된 데 이어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당장 미국 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전자업계는 글로벌 시장 침체에 따른 상반기 실적부진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력업종인 반도체의 경우 D램이 지난달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지난 7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14.9%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미국 수출 주요 품목 중에서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가 17.6%로 가장 높고, 반도체 5.5%, 컴퓨터 2.4% 등까지 더하면 전자업계의 비중은 25.5%에 이른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는 상반기 49억600만달러를 수출해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을 만큼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이 미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의 제현정 수석연구원은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이 둔화되면 소비 수요가 위축되고, 대미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대미 수출 성장세를 이끌었던 휴대폰 등이 경기변동이 민감한 분야인 만큼 이들 종목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미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70년 만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여파가 우리 수출시장에 먹구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불안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에 고도의 비상경영 시나리오를 요구하고 있어 기업들은 미국시장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불안해 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수출 물량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
최근 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실적 등을 기록하고 있는 자동차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상반기 대미 자동차 분야 수출액은 43억3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3%나 상승했다. 7월까지 수출 대수도 180만대를 돌파해 동기 대비 사상 최대 실적까지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차가 품질을 인정받고 있고,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차가 주춤한 데 따른 반사이익까지 누렸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차량 구매 감소로 이어지고 자동차 수출 증가세까지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수출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 현지공장 증설까지 추진하고 있어 미국 경기 향방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제조업 경기에 따라가는 해운업계나 조선ㆍ자동차 등 철강재 비중이 높은 산업 경기에 영향을 받는 철강업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며 “하반기에 시장이 좋아지리란 전망도 나왔는데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조선이나 자동차 등 철강재 주요 수요업종이 부진을 겪으면 철강업계의 실적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제 환율시장까지 불안해지면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철강업계는 미국발 경제위기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강도 높은 원가절감 추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제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한국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려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과 실물경제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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