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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장애인도 “영화보러 극장왔다” ‘블라인드’ 시사회
“눈을 감아주세요. 시사회가 시작됩니다”

영화가 시작되자 ‘남녀탐구생활’의 인기 성우 서혜정이 스크린에 나타나는 장면을 소리내어 읽는다. 주인공이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입고 있는 옷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관객들은 서혜정의 목소리만으로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따라가고, 범인의 광기와 잔인함에 몸서리를 쳤다. 객석에서는 “어떡해...””무서워”라며 감탄사가 간간이 흘러나왔다.

지난 3일 서울 대학로CGV에서 특별한 시사회가 열렸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영화 ‘블라인드’ 시사회다. 이날 초청된 관객은 모두 시각장애인. 팝콘, 음료수를 든 관객들은 영화사 스태프의 안내로 극장에 들어가 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안상훈 감독과 최민석 시나리오 작가가 무대 인사를 하러 나오기 전까지,영화가 얼마나 무서울지 걱정하면서도 기대감에 장내는 시끌벅적했다. 관객중에는 영화 제작에 도움을 준 사람들도 많았다. ‘블라인드’가 시각장애인 시점에서 섬세한 필치로 실감나는 스릴러를 보여준 데는 실제로 시각장애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고 한다. 




경찰대 우등생인 ‘수아(김하늘)’가 공부는 뒷전인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동생을 억지로 데려가려다 사고를 당해 두 눈을 잃는 과정부터, 사건의 목격자로 경찰서에서 진술한 후 상반된 진술을 하는 또다른 목격자가 등장하고,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까지, 모든 관객들에게 눈을 감을 것을 주문하고 스크린이 올려진 이날 ‘블라인드’ 시사회는 서헤정의 화면 해설에 상상력이 더해져 공포와 스릴, 감동은 배가됐다. 개봉 8월 11일

이경희 선임기자 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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