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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보 꿈틀…짐싸는 外人
‘더블딥 공포’ 속 국내증시 불안감 2題
美 신용등급 강등 전망 우려

미국계 하루새 2천억 순매도




시장하락을 주도하는 건 단연 외국인이다. 배경에는 국제 기준금리인 리보(LIBOR)가 있고, 원인은 2009년 이후 지속된 양적완화에 대한 강제 긴축 우려다. 금융위기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투약한 ‘유동성’의 대가로 ‘긴축’은 언젠가 치러야 할 값이었지만, 그 시기를 미루다 결국 빚 독촉을 받게 된 셈이다.

2일 미국 증시 폭락과 더불어 6개월 리보금리와 3개월 리보금리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보금리는 외국인의 한국증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데 가장 기준이 되는 비용지표다. 지난 4월 이후 하락하며 외국인 매수세를 유입했던 리보금리는 7월 들어 6개월물은 0.4%에서 0.44%로, 3개월물은 0.25%에서 0.26%로 움직였다. 지난 2003년 이후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은 리보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을 사고, 상승하면 주식을 팔았다. ▶그래프 참조


실제 2일 코스피 하락세를 주도한 외국인의 외국계 창구 국적별 현황을 보면 미국계가 2615억원의 순매도를 처리해 유럽계 순매도주문 1013억원을 배 이상 압도했다. 특히 투자은행(IB)이라기보다는 상업은행(CB)에 가까운 씨티그룹 창구에서 무려 2123억원의 순매도가 처리된 점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재정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6월 미국계 자금이 19개월 만에 한국증시에서 순매도를 기록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코스피지수도 급락하며 이틀 새 100포인트나 빠졌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최근 리보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조짐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일 다시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신용등급 강등은 채권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진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주문하고 있는 미국의 재정적자 폭 감소는 재정지출, 즉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다. 6월 말로 끝난 ‘양적완화2’는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충분치 못했다는 평가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양적완화3’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홍기석 삼성운용 팀장은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 정도다.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공격적으로 긴축을 단행하거나, 재정건전성이 더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부족하나마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느냐다. 전자는 정치적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 후자가 조금 더 현실적이다. 시장은 경기회복이 나타날 때까지 상당기간 출렁이며 횡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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