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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쏜살같이 날아가 적 심장 명중…총탄 액션 안부러운 활劇 쾌감
11일 개봉 ‘최종병기 활’ 프리뷰
활이 또 하나의 주인공인 활劇이자, 활극(活劇)이다. 말 그대로 ‘쏜살’같은 액션이다. 할리우드 SF 영화 ‘매트릭스’에서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총탄 신’이 부럽지 않을 ‘활 액션’이 장관이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최종병기 활’이다. 그동안 ‘퀵’과 ‘고지전’ ‘7광구’ 등에 비해 ‘검색어’ 순위에선 밀렸지만, 총 제작비 90억원이 든 이 작품은 한국영화가 이뤄낸 영상기술의 또 다른 성취라 하기에 충분하다.

17세기 초반의 조선. 무관인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처단되자 어린 남매 남이와 자인은 관군의 칼을 피해 달아난다. 아버지는 아들인 남이에게 동생을 아버지같이 보살피라며 활을 쥐어준다.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가 거두어준 남매는 세상의 시선을 피해 숨을 죽이며 청년으로 성장해간다.

13년 후 병자호란이 터지기 직전. 아름다운 여인으로 큰 자인(문채원)은 오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친구의 아들과 혼례를 올리게 된다. 역적의 자손으로 세상으로 나가 뜻을 펼 수 없는 처지의 남이(박해일)는 절망과 좌절, 체념 속에서도 어린 시절부터 활을 연마해 온 까닭에 최고의 궁사가 된다. 동생의 혼사일, 쥬신타(류승룡)가 이끄는 청나라 군사가 습격을 해 오고 자인과 정혼자인 서군(김무열)은 식솔들과 함께 잡혀간다. 남이는 활 한 자루에 의지한 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청군의 심장부를 향해 추격전에 나선다. 


영화는 조선의 신궁 남이와 청군을 이끄는 대륙의 쥬신타(류승룡)간의 대결을 줄기로, 박진감과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이어간다. 숲과 벼랑, 폭포, 들판 등 다양한 지형지물을 배경으로 활과 칼, 도끼, 채찍, 철퇴, 돌팔매를 이용한 활극이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역시 활의 대결은 압권이다. 남이는 휘어날아가는 곡사를 사용하고, 보통 화살의 3분의 1 길이인 애깃살을 적의 심장에 꽂는다. 이에 맞서는 쥬신타는 육중하고 날카로운 쇠촉이 달려 상대의 방패까지도 뚫는다는 육량시를 쓴다. 어디서인지 모르게 ‘휘~익’하고 바람을 가르며 날아와 ‘툭’하는 파열음과 함께 적의 몸을 관통하고 상대를 고꾸라뜨리는 장면들이 총기 액션 이상의 영화적 쾌감을 자아낸다.

액션뿐 아니라 두 남자의 카리스마 대결도 볼 만하다. 남이는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사냥했던 ‘기마민족’의 후예다운 기개를 보여줘 적장인 쥬신타마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청군은 비록 잔혹한 면모가 있지만 대륙적 풍모가 있고 중국 내 이민족(여진족) 특유의 의리, 형제애도 갖춘 인물들로 묘사된다. 적장 쥬신타로 분한 류승룡은 대사를 모두 만주어로 구사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배짱, 전투력, 지도력이 출중한 장수 역할을 빼어나게 해냈다. 박해일은 류승룡과 팽팽한 각을 이루는 신궁 역할을 입체감 있게 보여 주고, 문채원, 김무열의 연기도 호흡이 좋다. 무엇보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김한민 감독의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빠르게 날아다니는 활을 쫓기 위해 ‘펜텀 플렉스’ 카메라와 ‘프로펠러 와이어 캠’ 등의 특수촬영 장비가 쓰였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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