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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 기자의 머니스토리> 외풍에 약한 코스피, 왜?
① 너무 높은 무역의존도

② 개방적 시장 ‘인출기役’

③ 국내자본의 힘 역부족

④ 조기경보 시스템 부재

⑤ 경기변화 둔감한 정치




유난히 약하다. 재정 문제가 선진국들보다 심한 것도 아니고, 기업들의 펀더멘털도 탄탄한데 글로벌 악재에 할퀸 자국이 우리 증시는 유독 더 깊다. 시장 전망은 지난 3월 말<본 코너 3월 30일자 ‘5월엔 β장세서 α장세로’ 참조>과 같다. 2년간의 상승장은 마무리 국면이고, 이제 변동성 장세다. 선진국 재정 문제와 디플레 문제는 한두 달 새 해결되지 않는다. 신흥국 역시 선진국 통화 약세 국면에서 단기간에 인플레 문제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산들바람보다 강풍이 더 잦을 것이다. 맞을 땐 맞더라도 이유라도 알면 덜 억울한 법이다. 다섯 가지로 요약해본다.

가장 큰 이유는 삼척동자도 안다. 수출이든, 수입이든 무역 의존도가 높다 보니 글로벌 통화나 자산가격 그리고 경기에 민감하다.

두 번째도 꽤 알려졌다. 금융 시장 개방도가 높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탄탄한 재정과 기업들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달러인출기’ 역할을 하느라 식겁했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가로 금융주권을 일부 내준 것이니, 당장 되돌릴 수도 없다. 억울해도 참을 수밖에.

앞의 둘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는 한데 엮이는데, 따지면 따질수록 부아가 치민다. 셋째는 국내 자본의 힘 부족이다. 외국인 비중이 높다는 뜻은 국내 자금 비중이 낮다는 뜻이다. 외국인 비중을 낮추려고 외국인 이탈을 바랄 수는 없다. 국내 자금 비중을 높여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원인은 중산층의 붕괴다.

넷째는 조기경보 시스템 부재다. 금융위기 때도 그러더니, ‘돈 풀기’라는 금융위기 극복책이 심각하게 의심받는 이번 상황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베어스턴스가 망한 지난 2008년 2월부터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진 9월까지 여덟 달 동안 외국인은 공격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았다. 게다가 국내 증권사나 운용사들은 증시 상승기에 높은 쏠림 현상까지 만들어낸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공매도(short)’라는 무기가 있어 쏠림 현상도 투자 기회다. 2007~2008년 미래에셋 장학생 주식, 2010~2011년 자문형 랩 집중 주식이 좋은 예다.<본지 7월 27일자 ‘외국인 공매도 공격…내 자문형 랩 괜찮나’ 참조>


역시 핵심은 다섯째, 정치의 무능력이다. 먼저 세 번째 원인과 관련이 있다. 좌파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년간 신용카드, 부동산, 사교육 등 3대 버블을 일으켜 가계를 빚더미로 만들었다. 10년 전 외환위기를 초래했던 우파 정부는 10년 만에 잡은 정권을 부자와 대기업 배불리기에만 사용했다.

네 번째 원인과 관련해 가계의 투자를 지원하는 제도도 이번 정부 들어 거의 없다. 되레 인위적 환율 개입으로 외국인 투기를 부추겼고, 괜한 거래세를 만들어 프로그램 시장을 통한 외국인의 증시 뒤흔들기를 가능하게 했다. 정권 막바지 포퓰리즘에 입각한 기업 정책은 효과는 적고, 부작용은 크다. 메가뱅크니, 증권사 M&A니 해서 측근들이 짜내는 어설픈 관치도 가관이다.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금융위ㆍ금감원은 저축은행 비리에 약점이 잡혀 정권의 ‘앵무새’가 된 듯하다. 당분간 투자,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증권부 차장/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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