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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인상률 앞지르는 稅부담…상류층과 비교 좌절감만 자극
중산층마저 상대적 빈곤감 왜?
21세기는 더 이상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의 시대라고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풍요로워지면서 절대 빈곤은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인간의 심리적인 요인에 따라 얼마만큼 빈곤한가를 느끼는 정도가 틀리다는 것이다

사회학과 심리학 등 사회과학에서는 이미 가난의 문제를 더 이상 실체적 문제가 아니라 재산과 소득에 있어서 하층을 구성하고 있는 사회집단들의 심리적 박탈의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전 지구적인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소득의 간극이 벌어지는,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빈곤감을 느끼는 이들이 실제 경제적인 빈곤층뿐 아니라 비교적 ‘먹고살 만한’ 이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최근 중산층마저도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중산층의 붕괴 등 실질적인 요인도 있지만 여러 복지ㆍ분배 정책이 양극화 해소에 치우치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간 계층도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현택수 교수(고려대 사회학과)는 “분배 정책이 최빈층의 구제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다수인 중간층에 있는 이들은 여러 정책에서 소외받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임금인상 속도에 비해 훨씬 큰 조세 부담 등이 기업경영인 등 상류층과 비교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대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극화가 가장 큰 문제이고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임을 감안하면 중산층의 소외와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가 사회가치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는 점도 자신만 유독 가난하다는 느낌을 키울 수 있다고 일부 심리학자들은 지적한다. 돈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배금주의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금전적인 요인 이외에서 행복을 찾는 성향도 반대로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상민 교수(연세대 심리학과)는 “과거에는 지식이면 지식, 돈이면 돈, 권력이면 권력 하나만 충족시켜도 됐다면 오늘날은 지식+권력, 문화+권력 등으로 결합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느낀다”며 “이 같은 성취를 이루기 힘든 일반인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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