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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는 참는 게 능사?
“화를 낸다”는 것은 대개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화를 참을 수만은 없다. 무조건 참는다고 화가 풀리지도 않는다. 화는 때로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따라서 화를 잘 조절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SBS스페셜 2부작 ‘화내는 당신에게’가 지난 7월24일과 31일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이유와 화의 정체, 관리법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위안부 할머니, 성폭행 피해자, 새엄마의 구박, 유영철 살인사건 피해자 가족 등 분노로 가득찬 이들이 모여 4주간 화를 누그러뜨리는 체험을 하고 심리학자와 분노 트레이너, 용서교육전문가 등이 올바를 해법을 제시한 것.

사람들은 대체로 화가 나는 계기가 있으면 그 과정을 생략한 채 즉각 행동으로 표현한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는 말은 잘못된 화풀이의 대표적인 사례. 흔히 화가 나면 복수할 생각을 하는데, 화는 가해를 준 사람에게 돌아간다면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보다 약자에게 이동해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는 꼴이 된다. 더욱이 이런다고 화가 풀리지도 않는다.

‘분노 관리’의 저자인 하워드 카시노프(호프스트라대학교 교수)는 “가능한 해결책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것들이 초래할 결과가 무엇일지를 생각해봐라. 얼마 지나지 않아 친사회적이고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어떤 것은 아주 어렵고, 어떤 것은 아주 쉽겠지만 당신의 화를 잠재울 수는 없다”고 조언한다.

즉, 화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고 관리함으로써 화에 즉각적으로, 강렬하게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정당한 순간에 정당한 방법으로 정당하게 화를 낼 때 비로소 용서를 받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해 분노일지를 작성한다면, 화를 즉각 행동으로 표출하는 ‘알레바(ALEBAㆍ계기-학습-느낌-욕구-행동)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화를 정당하게 표출한 사례로는 독일의 축구황제 베켄바우어 얘기가 있다. 베켄바우어는 지난 1958년 여름 ‘TSV 1869뮌헨’에서 뛸 예정이었지만 이 팀의 한 소년에게 뺨을 맞고 분노했다. 그리고는 팀을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옮겼다.

‘왕처럼 화내라’의 저자 크리스토프 부르거(심리학자ㆍ분노 트레이너)는 “베켄바우어는 화를 참거나 당황하지도 않았고, 의미없이 소리 지르지도 않았다. 대신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고 그 결론을 내렸다. 이를 통해 역사가 바뀌었다. 만일 그가 조용히 신경질만 내고 화를 삼켰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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