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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여신' 박정현 1위, 옥주현 "예감이..."
‘요정’은 ‘여신’으로 등극했고, 온몸으로 ‘나는 가수’라고 말하던 원조요정은 마지막의 아쉬움을 남겼다.

오롯이 자신을 더 보여주겠다는 진심은 요정 박정현을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선배가수의 든든한 응원을 받았지만 옥주현은 마지막이라는 불안을 현실로 겪어야했다. 24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는 5라운드 2차 경연 무대가 이어졌다. 정엽, 김연우, BMK에 이은 네 번째 탈락자는 옥주현이었고 가장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인 박정현은 다시 한 번 1위 자리에 올랐다.

발라드 여신이 내뱉은 한 마디 한 마디도 청중평가단에게는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 ‘술이야’를 부른 장혜진은 마침내 2위 자리에 오르며 그간의 긴장과 압박을 털어냈다. ‘파격과 변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김범수는 ‘희나리’를 통해 3위에 올랐고, 극한의 가성에 도전한 조관우는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으로 4위, 윤도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5위, 새 멤버 김조한은 1위로 첫 경연을 끝냈고, 6위로 2차 경연을 마무리했다.

▶ ‘요정에서 여신으로’ 박정현 1위=원년멤버는 강했다. 이제 그녀를 표현하는 이 짧은 단어 ‘요정’은 누구보다 박정현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가 됐고, 그녀가 쌓아올린 한 장 한 장의 무대들은 어느새 한 권의 책으로 엮일 만큼 묵직해졌다.

‘자기색’을 안고 간 박정현은 한 번 더 1위에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음색이 청자의 귓가에 유난히 어른거리는 ‘나 가거든’을 미션곡으로 받은 날 박정현은 한숨을을 내뱉었다.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창법과 음색의 이 노래를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부담감이 밀려들었던 것.

박정현은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자신의 장점을 잃지 않았다. 드라마 ‘명성황후’의 OST였던 이 곡이 박정현의 음성이 돼 전해지자 일순 무대 한켠에선 드라마의 영상이 그려지는 듯했다. “4분짜리 연극 한 편을 본 기분”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드라마틱한 무대가 완성됐고, 무대에선 기립박수가 흘렀다. 요정은 스스로 여신의 자리로 걸어들어갔다.

2위의 영광은 마침내 장혜진이었다. 장혜진의 무대는 7위의 아픔를 참아내고 고열의 링거투혼을 발휘한 무대였다. ‘발라드 여신’의 심기일전, 지난 중간평가에서 1위에 올랐던 장혜진은 이날 토해냈다. 오로지 무대에 집중해 ‘소통이 된다’면 좋겠다고 했던 장혜진, 한 마디 한 마디를 꽉 채워 부르자 수많은 마음이 움직였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장혜진은 본 경연에서는 처음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열정과 에너지로 가야할 때’라는 김범수는 구창모의 ‘희나리’를 먼 미래로 이끌었다. ‘얼굴없는 가수’에게선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이 김범수를 퉁해 완성됐다. 파격적인 모히칸 스타일 못지 않은 파격적인 편곡의 힘으로 김범수는 중간평가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역대 최고의 파격 무대’일 뿐 결코 ‘김범수의 무리수’는 아니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 조관우, 그는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을 또 한 번의 도전을 했다. 전제덕의 하모니카가 흐르고 피아노와 빗소리가 무대 위를 비 오는 어느 날로 만들어가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기는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무후무한 창법의 주인공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100번도 더 넘게 부르고 카피까지 해봤다던 YB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록큰롤 베이비를 통해 본연의 록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YB와 함 무대를 꾸민 전자 바이올린의 록 버전의 ‘허니’를 완성하려 했던 김조한은 윤도현을 의식해 버전을 바꿨다고 했다. 소울의 리듬감을 흘렸다. 김조한의 그루브가 다양한 애드리브에 뒤섞여 만들어진 무대, 아쉬워도 6위에 만족해야 했다. 

▶ 논란의 옥주현, 마지막 무대= ‘나는 가수다’의 인기가 점차 높아져가고 무성한 말들이 커져갈 무렵 옥주현은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아이돌 출신 첫 도전자,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룬 논란의 꼬리표를 늘 달고 다니는 옥주현이었다. 그만큼 반발이 컸고, 그 반발은 이내 ‘자격 논란’이라는 단어로 되돌아왔다.

옥주현의 출연 자체가 논란의 동의어가 되던 날 ‘나는 가수다’는 시작됐다. 이승환의 천일동안‘으로 몸이 부서질듯 노래를 불렀다. 첫 등장, 첫 1위. 하지만 대중이 그녀에게 쏟은 것은 또 다시 논란, 편집논란 원곡훼손 논란이었다. 이후 ’사랑이 떠나가네‘ ’러브‘ ’서시‘ 유고걸’을 소화하며 옥주현은 자신을 보여줬다. 한 때 꽤 높은 인기를 모았던 걸그룹의 리드보컬이 아닌 자신 스스로 대중 앞에서 나도 가수임을 분명히 하기 위한 무대. 그리고 마지막 무대였다. 

‘베사메무쵸’를 샘플링하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시작됐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겼다. 동료가수들은 막내 옥주현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옥주현의 마지막 노래였다. 막상 무대를 마친 옥주현은 편안해보였다. 스스로에게 자신의 무대에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것.

7위 결정 후 옥주현은 "이 곳에 오는 길이 다른 날과는 달리 새로웠다. 다시 안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현실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기였다. 많이 배웠고 정말 행복했다"면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나를 싫어했든 좋아했든 대중이 나의 음악적인 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그것에 감사한다”면서 “가수 옥주현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작은 불씨를 켜준 따뜻한 곳이었다”고 말하며 무대를 떠났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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