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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월가-대기업, 디폴트 대비책 부심
백악관과 미 의회의 채무 상한 조정 협상이 막판 난항을 보여온 상황에서 월가와 미국 대기업이 현금 보유를 대폭 늘리는 등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다음달 2일(이하 현지시간)의 시한 내에 끝내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최고 등급이 강등될 것임을 거듭 경고해온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도 월가의 대형 펀드매니저들과 잇따라 접촉해 유사시 금융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18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해온 피프스애셋매니지먼트의 케이스 위츠 투자책임자(CIO)는 불투명성과 관련해 “방어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지난 4월 2%에 불과하던 현금 비중을 현재 10% 수준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뉴욕 소재 글로벌금리전략책임자 짐 캐런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금융 시장이 무너졌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비상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케이스 셔린 재무책임자(CFO)도 “지난 3년 사이 채무를 줄이면서 현금 비중을 높여왔다”면서 3년 전 현금이 160억달러, 단기 채무가 900억달러이던 것을 현금 910억달러, 단기 채무 400억달러로 크게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캐터필러의 에드 랩 CFO는 “채무위기로 고객 신뢰에 영향이 있을 것임을 더 걱정한다”면서 “그러나 회사가 이미 차입원을 대폭 다양화했으며 현금 흐름도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월가 투자자의 경우 유사시 달러와 미 주식 및 국채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헤징(위험 분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80억달러의 통화 헤지펀드 FX콘셉트의 존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채무위기로 인해 금값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온스당 지난주 말 기록적인 1600달러를 초과한 것이 향후 2~3개월 더 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P의 존 챔버스 회장은 월가 주요 펀드매니저 및 연기금과 접촉해 미국의 등급이 강등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최근 ‘로드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상에는 지난 6월 20일 현재 78억7000만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한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 등급 강등 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지급 문제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해당 업계가 그 자금을 준비하는 데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과 연준 ‘금고’인 뉴욕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도 지난 22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만나 유사시 대책을 협의했다. 이와 관련해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지난 20일 연준이 디폴트 대비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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