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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고 깊어진 위로의 메시지…5인조 혼성 록밴드 디어클라우드
5인조 혼성 록밴드 디어클라우드의 음악은 후유증을 남기는 부류다. 밀물처럼 다가왔다 쓸려가며 부유물을 남기는데, 그건 그들의 멜로디일 수도 있고 부식돼 사라진 줄 알았던 청자 안의 기억일 수도 있다.

최근 3집 ‘Bright Lights’를 내놓은 이들은 오는 30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둘째날 그린 스테이지의 서브 헤드라이너로서 오후 6시40분 무대에 오른다. 대형 록 페스티벌에 첫발을 내딛는 팀치고는 중량감 있는 시간표를 배정받은 거다.

2007년 겨울, 1집 타이틀곡 ‘얼음요새’가 방송을 탈 때부터 이들을 둘러싼 입소문은 매서웠다. 단순히 모던록이라 치부하기에는 치밀하고 비장미 넘치는 악곡과, 보컬 나인의 허스키하고 중성적인 보컬로 금세 골수 팬들을 규합했다.

최근 낸 3집은 ‘밝은 빛들’이라는 타이틀이 암시하듯 예전 음반들에 비해 조금은 밝고 가벼워졌다. “이전과 같은 위로의 메시지인데, 더 희망적인 가사와 분위기, 사운드로 구성했어요.”(용린ㆍ기타) “예전에 없던 역동적인 리듬을 시도했고, 처음으로 현악기를 썼어요. 예전 음악이 처절했다면 이번엔 가볍고 밝으면서도 슬플 땐 더욱 슬프게 만드려고 노력했죠.”(나인)

요즘 잘나가는 인디밴드들은 대개 소속사를 끼고 있지만 이들은 자체 제작을 고집한다. 이번에도 유통사 등에서 약간의 투자를 받았을 뿐 거의 자비로 음반을 냈다. 3집에선 ‘쓰는 김에 더 썼다’. “리얼 사운드를 고집하느라 돈이 많이 들었어요. 몇 곡에서는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고 현악도 많이 넣었죠.”(정아ㆍ키보드)

디어클라우드 사운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격정적이고 거친 기타 사운드는 자제됐지만 오히려 더욱 밴드다운 사운드가 나왔다는 게 이들의 자부다. “1, 2집 땐 기타 사운드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많이 의존했었어요.”(용린) “이번엔 연주 부분이 더욱 강조됐어요. 드러밍도 더 다이내믹해졌고요.”(나인)

시각적인 변화도 있었다. 짧은 커트 머리에 중성적인 목소리와 패션으로 ‘선머슴 같다’는 평을 듣던 나인은 이번 타이틀 곡 ‘널 위해서라고’ 뮤직비디오에서 변신을 감행했다. 화면 속에서 그녀는 웬일인지 치마를 입고 싱긋싱긋 웃는다. “밝아진 이미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는데 한 번도 안 해본 거라 걱정도 많았어요.”(나인) “촬영장 밖에서 대기하던 광석(드럼)이가 나인일 보더니 ‘클릭 수 좀 올라가겠네’ 하대요.(웃음)”(이랑)

이들은 메이저 가요와 인디 뮤지션 사이에서 어디쯤에 자신들의 좌표를 찍고 있을까. “자본으로 따지면 저흰 완벽하게 인디펜던스죠.”(용린) “하지만 청소년기부터 이소라, 이적, 김동률, 유희열 등 90년대 싱어송라이터들을 존경하고 지향점으로 삼았죠. 보컬로서는 장필순, 이소라 씨 영향을 많이 받았고. 지금은 마침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이에요.”(나인)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대형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이들의 기대감과 각오는 남다르다. “사운드적으로 공간감이 많은 음악을 하고 있는 만큼 야외 공연에서 그걸 더 잘 표출할 수 있는 곡들로 준비하고 있어요.”(나인)

지산이 끝난 뒤 9월에는 전국 클럽 투어와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가까이 초대할 계획이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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