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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교육 프로젝트 내일을 열다>언제부턴가 남남같던 父子…여행통해 인생친구 되다
대구 대건高 10년째 공감싣고 떠나는 ‘父子캠프’
글로벌인재 만들기 프로젝트

1년에 두번 문화여행 체험


자연속 호연지기 함양 캠프도 운영

세대차 극복·신뢰감 형성 등 효과


매월 한번 퇴근길 맞춤 희망강좌

‘버럭 아버지’서 ‘진로지킴이’로 변신


#사실 고등학생이 되니 집에 늦게 오고 해서 아버지를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이 없었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별로 없었어요. 이번 캠프를 통해 하루종일 아버지와 있고 이야기도 나누고 과자도 함께 먹고…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자기도 했던 기억들은 제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대건고 1학년 5반 이모 군)

#둘만의 여행을 가려고 하니, 왠지 서먹서먹했지만, 사실은 엄마의 권유로 가게 되었단다…(중략)…막상 캠프에 와보니 너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고…친구와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큰 키만큼이나 의젓해 보이더구나…사랑한다 아주 많이!! (이모 군 아버지)


갈수록 부자 간의 기본적인 대화마저도 단절돼 가는 각박한 현실속에서 부자와의 소통 강화로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는 학교가 있다. 바로 대구 대건고등학교다. 대건고는 지난 2002년부터 아버지와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활동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를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중요한 축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대건고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글로벌 인재 만들기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일년에 두 번(봄, 가을) 학생들과 아버지가 함께하는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부자문화체험활동’. 올해 10회째인 이 프로그램은 부자가 함께 일정주제에 맞는 장소를 찾아 함께 문화여행체험을 가는 것으로 매번 50여명 이상 참여할 정도로 참여율도 높다. 체험활동 뒤 아버지들이 대건지음회 소모임을 결성해 학교 교육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행사 때마다 지속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 

지난해 경주 남산으로 부자문화활동을 떠난 44명의 아버지들과 학생들이 산에 오른 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부자캠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현실에서 탈피해 자연과 함께 활동하면서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게 한다. 부자는 캠프를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부자 간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나의 우상 나의 아버지’란 주제로 경남 산청군 함양상림공원 경호강 일대로 캠프를 다녀왔다.

어머니보다 자녀교육방법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아버지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바로 ‘대건교양강좌’가 그것. 학부모 대상의 강의교육을 통해 자녀와의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한 아버지들에겐 학생들의 삶에서 부모의 역할,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인식시키는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자녀교육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이 강좌는 아버지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오후 7시반부터 9시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희망강좌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매달 1회씩 총 20회의 강좌가 진행됐는데 매번 100여명의 아버지들이 몰릴 정도로 인기도 높다. 학부모 외에도 지역주민들도 강좌를 들을 수 있다.

강좌를 빠짐없이 듣고 있다는 학부모 김모 씨는 “과거엔 버럭 소리치기만 했는데 강좌를 듣고 현명한 대화법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자녀 교육법은 물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중심이 된 학생보호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진로지키미’ ‘생활지키미’ ‘미래지키미’ 등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는데 자녀들의 진로탐색을 돕고(진로지키미), 각종 학교운영에 학부모의 참여를 높이는 효과(생활지키미)를 내고 있다. 또 장학금을 후원하는 미래지키미 활동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좌절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진로지키미’ 활동은 현직에 있는 아버지를 자녀의 진로 선택을 위한 멘토로 활용, 작업현장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대건고는 아버지 참여활동이 학생들의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됨에 따라 향후 아버지 참여활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버지회인 ‘대건지음회’의 활성화를 돕고 어버지가 교육활동의 주체가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의 역량 강화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대건교육강좌’를 ‘대건교양대학’으로 지위를 승격해 학부모들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강좌를 들을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대건고등학교 관계자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목적이 일차적으론 부자 간의 소통 강화에 있지만 궁극적으론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 공동체 문화 형성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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