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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지성 앞에 선 욕망의 정치
내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열린다. 1992년 이후 20년 만이다. 그야말로 박터지는 정치 시즌이다. 대선의 영향력 아래 놓이는 4월 총선은 대선 판짜기의 결정판이 될 것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체제를 모색하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방향타를 결정하는 변곡점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51 대 49의 박빙승부가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복지, 서민으로 추락한 중산층의 지위 회복, 지방분권과 지역발전은 최대의 정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와 양극화를 심화시킨 고환율 정책, 재벌의 편법 상속과 문어발식 확장을 초래한 이명박 정부의 성장 드라이브 정책에 대한 반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빚어낸 지구촌 공통의 문제지만 유독 체감하는 진통은 독하다. 민주화 시대를 공유한 40~50대, 전교조의 교육을 경험한 20~30대가 성장보다 분배 정의에 익숙하다. 이들이 겪는 좌절감은 성장에서 소외받는 상대적 박탈감이 기본이다. 그게 4ㆍ27 재보선에서 확인됐다.
선거는 한풀이다. 한이 쌓이면 세력이 되고 그 세력이 투표장을 향하면 태풍이 된다. 서울에서 정부ㆍ한나라당 반발표가 10%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 위기감이 감지된다. 반대로 보수정권이 적어도 10년은 갈 줄 알고 손놓고 있던 민주당은 정권교체의 희망에 부풀어 있다.
위기와 기회에 처해 있는 정치권이 꺼내든 ‘이익의 표’는 무상 시리즈가 될 듯하다. 선거는 유권자에게 유형 무형의 이익을 제공해서 지지를 얻어내는 이익의 표 싸움이다. 18대 총선에서는 뉴타운이었고, 타운돌이가 여의도에 입성했다.
한나라당 뉴비전위원회가 20일 발표한 뉴비전은 민주당의 전매특허였던 무상 시리즈를 거의 그대로 베꼈다. ‘수구보수’라는 비판까지 받았던 나성린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보수 성향으로는 선거에서 모두 진다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0~5세 교육과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70%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등 보편적 복지정책이 선거용이라는 것이다. 오는 26일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더 센 정책을 내놓겠다고 벼르니 선명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복지냐, 성장이냐. 또는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는 사실 다수 국민 의사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복지정책을 무작정 대중영합주의로 해석되는 ‘표퓰리즘’이라고 폄훼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를 남발해 망할 위기에 처한 그리스 등 남유럽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자살적’ 선택이다. 제3의 대안이 절실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뒤를 빠른 속도로 따라붙어 성장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쿠데타와 시민혁명까지 우리는 세계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겪었고 발전했다. 우리 앞에 서 있는 나라도 많지 않고, 우리의 모델이었던 국가들도 위기를 겪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은 물론 G2인 중국에서도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권력 이양이 시작되고, 러시아 일본에서도 선거가 열린다.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우리가 제시할 수는 없을까. 허황된 생각일 뿐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지성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에 그 답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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