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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수익을 담보로 “금융당국 금융사 옥죄기 너무해”

입이 잔뜩 부었던 은행권에서 결국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두고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은행권의 협조를 이끌어 내려한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모든 정책이 은행 수익을 담보로 추진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출 수수료나 금리부과 체계에 대한 점검과 건전영업에 대한 감시는 그렇다 해도 투자자 유치를 위한 배당까지 제한을 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0일 한국감사협회 조찬강연을 통해 이달 중 금리, 수수료 체계 전면 재검토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추진 계획을 밝혔고 전날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는 은행들이 고배당도 재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의 올해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10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2조가 넘는 금액이 주주들에게 지급되고 또 그중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에게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권 원장은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제적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융지주사들이 강화된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할만한 수준을 유지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감원은 금융지주사 경영진과의 면담을 통해 배당을 줄이고 내부유보를 더 쌓아 보통주자본을 확충, 연결 기본자본비율(Tier1)을 높일 것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금감원의 고액 배당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분기배당으로 5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챙겨가는 바람에 은행권의 배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저축은행, 가계부채 등 금융권의 문제에 은행권의 희생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규제의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지원과 관련해 은행권에 요구하는 강도는 세지고 있다. 권 원장은 “지난 주 금융협회장 간담회에서 올해 많은 수익이 예상되는 은행권에 새희망홀씨, 미소금융에 대한 지원목표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자금난에 시달릴 저신용층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은행들에 서민금융지원을 늘이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임원은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무리한 목표 설정으로 운신의 폭을 좁히고 저축은행이나 서민금융과 관련해서는 고통 분담을 요구한다”며 “하반기 금융당국이 정한 정책 방향에 대한 압박과 부담은 은행권으로 다 쏠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donttouchme01>

/h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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