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평균 수익률은 102%
IMF 외환위기 이후 간접 금융투자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설정 10년 이상 된 펀드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장수 펀드들은 수익률 면에서 운용 기간이 짧은 펀드들에 비해 평균 10% 이상 높은 성과로 두각을 나타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브랜드를 좌우하는 대표 펀드로 자리잡은 만큼, 운용사 입장에서도 특별히 신경을 쓰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19일 헤럴드경제가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초 설정 이후 10년이 지난 국내주식형 펀드를 파악한 결과, 설정액 10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15개(대표 클래스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년 25.9%, 3년 58.4%, 5년 102.2% 등으로 일반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 1년 22.9%, 3년 50.5%, 5년 90.6%에 비해 전 구간에 걸쳐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10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 펀드’로 954.41%에 달했다. 이 펀드는 지난 4월 말 기준 한때 10년 수익률 1000%를 넘어서면서 국내 대표 장기투자 펀드로 자리잡았다. 국내 최초로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고,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김태우 피델리티자산운용 전무, 서재형 창의투자자문 대표 등 스타 펀드매니저의 산실 역할도 담당했다.
최근 7년까지 수익률에서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Best중소형 펀드’의 성과가 가장 앞섰다. 5년 수익률은 213.4%로 디스커버리(114.0%)의 배, 3년 수익률은 151.8%로 디스커버리(43.0%)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 4월 말 기준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편입 상위종목은 다음, 기아차, 하이닉스, 넥센타이어 등으로 다른 10년 이상 펀드들이 보통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IT 대형주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과 대비됐다.
이 밖에 ‘푸르덴셜코리아레전드 펀드’ 등 ‘차ㆍ화ㆍ정’ 비중이 높은 펀드도 최근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들 펀드의 현재 운용인원은 평균 1.7명이 담당하고 있으며, 10년간 거쳐 간 운용인원은 평균 5.9명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2명이 팀 운용을 해왔다고 보면 1~2년에 둘 중 한 명은 교체됐고, 3~4년에 한 번은 팀 전체가 바뀐 셈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장수 펀드들의 초과 성과 비결에 대해 “각 운용사의 대표 펀드로 자리잡아 그 자체가 회사의 브랜드인 만큼, 집중적인 수익률 관리가 이뤄진 게 높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