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영화계의 산증인’ 남궁원, 52년 만에 드라마 출연
1960년대 이후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명배우인 남궁원(본명 홍경일)이 데뷔 52년 만에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다. 키 180cm에 몸무게 84kg. 7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훤칠한 그는 현역배우인 이순재보다는 한 살이나 많고 강신성일보다는 무려 세살이나 많은 노장이다.

1959년 데뷔한 그는 훤칠한 외모, 안정감있는 목소리와 연기로 무려 302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대종상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차례 수상한 ‘한국 영화계의 산 증인’이다. 영화 출연도 지난 2002년 ‘싸울아비’ 이후로는 작품을 하지 않았으니, 10년 만의 활동 재개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아버지’로 더 유명해졌다.

하지만 그의 원래 꿈은 교수나 외교관이었다. 그런 그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머니때문이었다. 자궁암 3기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치료비때문에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


우연치 않게 시작한 연기였지만, 그는 연기를 다듬기 위해 홍콩에 가서 6~8개월씩 연기를 공부하는가 하면, 노트 하나만 들고 극장에 가서 하루 종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일일이 메모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지난 40여년 간 신사, 잔인하고 이기적인 절대 권력자, 호쾌한 액션 영웅, 우유부단한 중년 남성, 일그러진 욕망과 집념에 사로잡힌 광인 등 다양한 연기를 펼쳐왔다.

큰 키와 서구적인 마스크, 훤칠한 외모때문에 “머슴 역할을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그는 모범적인 가정생활에 성실함, 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고 끝까지 영화판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마다했던 ‘그레고리 펙’을 연상시킨다. 



그의 첫 드라마 촬영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그는 지난 16일 경기도 일산 SBS 드라마제작센터에서 SBS TV 주말극 ‘여인의 향기’를 첫 촬영했다. 오는 23일 첫방송되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자기 딸 임세경(서효림 분)을 받아들이지 않은 남자 주인공 강지욱(이동욱 분)을 철저히 응징하는 냉혹한 재벌회장 임중희 역을 맡았다.

첫 촬영현장에서 그는 자신을 “신인배우 남궁원”이라고 소개하며 “남궁원이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신인배우보다 더 떨렸지만, 가슴이 설레고 벅찼다. 배우가 역시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아들이기까지 쉽지 만은 않았다. 처음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고 가족회의까지 열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활발히 활동을 해보자”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드라마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관계자는 그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최근 중년 연기자들이 여러 드라마에 중복 출연하고 있어 새로운 얼굴을 찾다가 남궁원 씨를 섭외하게 됐다.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77세 노장의 첫 드라마 신고작이 신선한 충격과 열정, 패기, 그리고 노장의 깊이있는 내공까지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