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프랜시스시의 한 시의원이 대중들로부터 동정표를 받기 위해 폭탄 소포를 받았다고 주장하려다 자작극임이 들통나 사직하게 됐다.

8일(현지시각)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세인트 프랜시스시의 르로이 셰퍼(72) 시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집에 수상한 소포가 우송됐다며 경찰을 불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우체통 안에 들어있는 소포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모형 수류탄과 함께 “다음번에는 진짜 폭탄을 보내겠다”는 협박편지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조사를 위해 셰퍼 의원의 집 안을 둘러보다 미국 상이군인회 주소가 인쇄된 스티커 세트를 발견했다. 스티커 세트는 한 장이 사용된 채 남겨져있었는데, 사용된 한 장의 스티커는 모형 수류탄 소포에 붙어있던 발송인 주소 스티커와 일치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셰퍼 의원을 추궁했고, 결국 그는 자신이 직접 모형 폭탄 소포를 만들어 자기 집 앞으로 발송했다고 자백했다. 셰퍼는 잇단 성추행과 실언 등으로 물의를 빚으며 지역사회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대중들의 동정표를 받고 싶어서 이같은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시카고까지 편도 7시간을 운전해 간 후에 가짜 수류탄이 든 우편물을 내 집으로 직접 부쳤다”며 “대중들로부터 연민을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해오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사건을 만들어 이같은 나의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셰퍼 의원에게 거짓보고 혐의를 적용해 경범죄 처분을 내렸고, 셰퍼 의원은 7일부로 시의원직을 사직했다.

셰퍼 의원는 2006년과 2008년, 지난해 가을 선거에서 높은 득표율로 시의원에 당선됐으나 재직하는 4년6개월 동안 성추행과 시청 직원과의 대립 등으로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고, 여성이나 유색인종에 대한 비하 발언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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