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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즈룩·글램룩·펑크룩·그런지룩·빈티지룩…로커패션은 곧 시대정신
몇 년 전, 아이돌 출신 한 남자가수가 ‘록(Rock)’을 하겠다며 솔로로 변신했다. 그가 ‘록정신(Rock Spirit)’을 말하자, 대중은 광적으로 거부했다. 행여 지지라도 하면 소위 ‘빠순이’라는 생각없는 팬으로 분류됐고, 인터넷엔 하루에도 수천개씩 악플이 달렸다. 그 기저에는 록은 단순히 음악의 한 장르라기보다는 삶의 방식과 정신세계를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문화라는 생각이 깊게 깔려 있다. 아이돌 출신 가수에게 ‘록정신’이 있을 수 없다는 강한 편견이 작용한 것. 그가 계속 댄스음악을 했거나, 잔잔한 발라드를 불렀어도 그랬을까. 자유와 반항, 실험주의로 대표되는 록문화. 록음악의 변천사만큼이나 다양한 ‘록패션’을 짚어보자. 


1960년대: 비틀스의 모즈룩 vs 롤링스톤스의 악동 스타일

1950년대 빌 헤일리와 엘비스 프레슬리로 인해 로큰롤이 태동했다면, 록음악의 시작은 비틀스다. 비틀스는 음악적 성공뿐만 아니라 새로운 10대 문화를 탄생시키며 패션 스타일까지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단정한 셔츠와 똑 떨어지는 슈트, 넥타이로 말끔한 ‘모즈룩’을 선보였다.

반면 당시 라이벌 관계였던 롤링스톤스는 실험적인 록을 추구하던 비틀스와는 달리 ‘정통 록’을 지향하며 사회체제를 부정하는 반항적 이미지를 추구했다.

그들의 상징적 이미지는 앤디 워홀의 ‘혀를 내밀고 있는 입’ 로고 디자인으로 수없이 회자되고 있으며, 꼼데 가르송의 2006 S/S컬렉션에서는 이 로고를 재킷, 팬츠, 셔츠, 슈즈 등에 적용하기도 했다.


1970년대: 데이비드 보위의 글램룩 vs 섹스 피스톨스의 펑크룩

비틀스(댄디한 모범생)와 롤링스톤스(악동 반항아)로 이분화돼 있던 록 패션은 보석, 깃털 등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과감히 사용한 데이비드 보위에 의해 다시 변신을 꾀한다. ‘글램록’이라는 장르와 함께 선보인 중성적인 ‘글램룩’은 ‘범생이’ 스타일 비틀스가 모든 세대에 어필하던 시대에 놀라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만큼 대중의 거부감도 대단했지만 최근까지도 디올, 아르마니, 구찌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는 그의 글램룩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1970년대의 록 음악은 극에 달한 청년 실업률과 함께 더욱 과격해지는데, 영국의 무직 노동계층이 저항의 표현으로 펑크록을 선택,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음악과 패션을 통해 불만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그룹은 섹스피스톨스로 징이 박힌 가죽 점퍼, 타이트한 팬츠, 면도날 등을 액세서리로 사용해 격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섹스피스톨스는 당시 ‘펑크룩의 대모’라고 불렸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옷을 주로 입었으며, 알렉산더 매퀸, 존 갈리아노 등 수많은 디자이너도 펑크룩에 기반을 둔 컬렉션을 추구해왔다.


1980~90년대: 너바나의 그런지룩

긴 파마머리에 청재킷, 청바지 그리고 검은색 메탈 티셔츠(보통 좋아하는 밴드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곤 했다). LA메탈과 헤어메탈로 양분되는 80년대 헤비메탈 시대의 패션은 비교적 단순했다. 또 80년대 생겨나 90년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장르 중 하나인 ‘얼터너티브록’은 밴드 너바나에 의해 널리 알려졌는데, 다른 말로 ‘그런지록’이라고도 한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즐겨하던 헝클어진 헤어스타일과 늘어진 티셔츠, 너덜너덜하게 찢어진 청바지 등 지저분한 스타일을 ‘그런지룩’이라고 하며, 지금의 ‘빈티지룩’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동미 기자 @Michan0821>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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