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기름유출 중국해양석유, 오만ㆍ기업 도덕성 도마 위
중국 동북부 보하이만(渤海灣)의 해상 유전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난 가운데 유전 개발업체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사고 은폐ㆍ책임 회피 등을 이유로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눈감아주기식 행정이 오만한 기업 행태를 낳았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보하이만 해상 펑라이(蓬萊) 19-3 유전은 면적이 3200㎢로 중국 최대 해상 유전이다. 유출된 기름이 10만t(태안 기름 유출량은 1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심각한 환경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국가해양국은 사고 발생 한달 만인 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날 해양국은 중국해양석유와 코노코필립스가 공동개발하고 있는 해상 유전에서 6월 중하순부터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으며 산둥(山東)성 등 인근 해역 840㎢가 오염됐다고 밝혔다.

리샤오밍(李曉明) 국가해양국 해양환경 보호 국장은 “사고 해역의 해수 내 기름 농도가 최고 86배까지 증가했으며, 840㎢에 달하는 해역의 해수 수질이 1급수에서 4급수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해당 지역의 어업을 이미 중단했고 유출 사고가 난 유정을 봉쇄하고 해수면으로 번진 기름띠도 거의 제거했다”면서 초동 대처는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유전의 시추업체인 중국해양석유와 코노코필립스석유가 오염지역이 200㎡에 이를 정도로 미미하다고 밝힌 것보다 피해 지역이 커 이들이 오염 사실을 한달여간 축소ㆍ은폐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중국해양석유는 사고 발생 의혹이 제기되자 침묵으로 응대하다, 네티즌에 의해 사실이 폭로되자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등 개운치 않은 대처를 해왔다.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은 “중국과 해외 증시에 상장될 정도로 큰 기업인데 사후 대응 능력이 수준 이하다. 기업 이미지를 전혀 신경쓰지 않은 오만한 태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호되게 비판했다. 중국 해양석유는 지난 2009년 9월에도 하이난 푸산(福山) 유전에서 한달새 두차례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음이 이번에 뒤늦게 드러났다.

이 신문은 국가해양국의 발표내용을 보면 국유 기업들이 오만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납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5일 국가해양국은 “유전개발의 지분 51%를 가지고 있는 해양석유는 유전 개발의 파트너 입장이므로 직접 유전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코노코차이나가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게 될 것”발표했다. 또 현행 환경보호법에 따라 코노코 측에 최고 20만위안(약 3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중국해양석유는 어떠한 법적ㆍ경제적 책임도 지지 않는 셈이다.

중궈징지왕은 지난해 7월 중국석유(中國石油)의 다롄 신항 유전 폭발 사고 때 오염 해역이 430㎢에 달했지만 협력사가 모든 책임을 졌다며 중국 정부의 대기업 봐주기가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미국 멕시코만의 영국 BP사 기름 유출 때 이 회사의 주가가 3분의 1가량 하락한 것과 달리 중국해양석유의 주가는 건재하다면서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을 보전해 줘서 고맙다”며 중국해양석유에 감사의 편지라도 써야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