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삼총사들의 화려한 부활이 눈부시다. 회사에서 눈칫밥을 먹던 LS엠트론, SK루브리컨츠, LG하우시스가 분사 이후 30~40%의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주력 사업부에 밀려 제대로 주목을 못 받았지만, 분사 이후 적극적인 경영 마인드와 투자로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LS엠트론, 농기구에서 첨단부품 회사로=LS엠트론은 LS전선의 산업기계 사업부가 전신으로, 영업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주력 생산품인 트랙터 등 농기계는 국내 시장이 워낙 좁고, 사출성형기는 시장 진입장벽이 낮았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 내에서 우선순위가 밀려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8년 7월 분사한 이후 주체적으로 신규 투자 및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국내 시장에만 한정됐던 트랙터 시장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칭다오에 트랙터 공장을 세우고, 첨단부품 개발을 위해 전지박에 462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LS엠트론은 경영성과가 나타나며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트랙터와 사출성형기 등은 현재 공장이 풀가동 중이며, 커넥터 등의 첨단부품 사업들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S엠트론은 지난해 전년보다 40% 성장한 1조554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도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 분사 이점 극대화=SK루브리컨츠는 분사 전에도 1조300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한 사업부이긴 했지만 워낙 SK에너지의 매출 규모가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다. 특히 지난 2008년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윤활유 사용량이 급감해 적자를 내 눈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분사 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SK그룹 내에서 분사의 이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업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원, 영업이익 3000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SK루브리컨츠가 분사 후 급성장을 한 것은 바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분사 전에는 SK에너지의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작은 한 사업부였던 반면 분사 후 책임경영이 가능해지면서 경영 효율이 높아졌다.
몸집이 줄어든 만큼 투자 결정도 더 과감해지고 속도가 붙었다. 연말까지 중국 톈진에 윤활유 완제품 공장을 완공해 중국 현지에서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일괄체제를 구축한다. 러시아에서는 톱3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LG하우시스, 건설경기 악화에도 선방=LG화학에서 분사한 LG하우시스는 분사 후 투자 결정구조가 단순해지면서 시장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건축장식ㆍ자재 등이 주요 생산품인 LG하우시스가 건설경기 악화에도 선방할 수 있었다. 덕분에 국내 건설경기가 다시 살아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LG하우시스는 미국 애틀랜타에 엔지니어드 스톤 공장을 준공하고 중국 톈진의 자동차 원단 공장 등을 순조롭게 가공하는 등 글로벌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LG화학의 경우 원자재를 파는 B2B(business-to-business)가 중심이지만 LG하우시스는 B2C(business-to-consumer) 영역도 존재하기 때문에 경영 전략상 분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분사를 단행했던 2009년에는 건설경기 침체,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불리한 환경이었으나 분사 이후 유통혁신, 해외 매출 증가 등으로 본격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소연ㆍ이상화 기자/carr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