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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룡간 노선갈등…‘북풍’ 휘몰아친 야권
손학규-정동영 마찰 촉발

통합론 핵심변수로 등장


민주당 내 차기 대권주자들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해 손학규 당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사이의 마찰이 당내 노선 갈등으로 비화하며 향후 야권통합에도 핵심 변수로 진행될 조짐이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은 이 같은 대북노선 갈등이 조기에 발생ㆍ정리되는 게 오히려 손 대표 중심의 야권통합에 득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4일 손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야권통합 노력이 시작될 때가 됐다”면서 “이인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당 야권통합특위 위원을 오늘 구성해 민주진보진영의 모든 세력과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종북진보’ 및 ‘원칙 있는 포용정책’ 발언이 진화되기도 전에 야권통합을 공개적으로 본격화해 대북 노선 논쟁을 야권통합ㆍ연대의 핵심 화두로 부상시키는 듯한 인상이다.


민주당의 대북정책 기조를 놓고 충돌한 손학규 대표(오른쪽)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4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

이날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내 대북정책 논란에 대해 더이상 논쟁이 진행돼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분위기다. 실제 지난주 말 민주당 내에서는 대북정책 논쟁을 두고 갖가지 해석과 함께 손 대표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손 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의 인식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이해한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민주희망 2012 출범식에서 손 대표의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란 용어를 두고 “반(反)햇볕론자가 즐겨 쓰는 용어”가 나왔다며 햇볕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뿐만이 아니라 야권통합ㆍ연대 대상인 다른 당에서도 손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우위영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통해 “‘종북’은 반북세력이 평화세력을 공격할 때 쓰던 것으로 한나라당 대표 발언으로 착각할 만큼 귀를 의심케 한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간의 대북관 설전이 외부로 확대 재생산되며 차기 대권주자들 간 논쟁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대북노선 논쟁이 조기에 표출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백만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이 같은 민주당 내 대북노선 논쟁이 조기에 정리되는 게 (향후 야권연대를 위해서도)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손 대표 측 역시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 같은 논쟁이 비화된 것이 오히려 앞으로 손 대표의 대권 행보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손 대표의 측근인 우제창 의원은 “민심이, 표가 어딨는지를 봐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 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되 끊임없이 대화와 설득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는 자세가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라고 말해 햇볕정책과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정권의 무력도발, 3대세습 등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손 대표의 발언 내용을 두고 말꼬리 잡는 식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다른 대권주자들이) 당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늘리기 위해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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