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출범하는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에게는 직면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들이 산적한 상태다.
우선 상위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상호비방전을 통해 켜켜이 쌓인 앙금을 털고 가야하는 상황이다. 전대 하루 앞인 지난 3일에도 모 후보를 음해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돌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진흙탕 공방이 막판까지 이어졌다. 앞으로 지도부간 원만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통일성있는 일처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대 후유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표 공백 상태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대표 권한대행)가 추진한 대학등록금 완화대책 등 정책에 대한 당내 통일성 유지도 새로운 지도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같은 맥락에서 당내 노선 및 정책기조에 대한 혼선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내지도부와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조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획기적 전환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새 지도부의 가장 큰 과제다. 당장 지난 4ㆍ27 재보선 패배 이후 위기감에 휩싸인 당을 추스르고 생기를 불어넣어 당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한나라당의 차기 지도부는 총선 지도부”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천제도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도 지도부의 큰 역할 중에 하나다. 나경원 공천개혁위원장이 제안한 상향식 공천제를 포함, 다수의 안(案)들이 지도부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도부는 대선을 위한 경선을 엄정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도 안고 있다.
당청 관계 재정립도 넘어야 할 산이다. 청와대에 끌려가는 모습에서는 탈피하되 지나친 차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은 방지할 수 있는 관계정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고 박사는 “당이 일방적으로 (청와대와) 거칠게 차별화를 하면 총선에서는 성과를 볼지 몰라도 대선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며 “한편으로는 차별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절묘하게 함께 하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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