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기관장 연임이나 임직원 성과급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기관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평가지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임의로 변경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경영실적 보고서(비계량 재무예산관리 부문)를 작성하면서 내부적으론 부채비율을 중요한 성과지표로 관리하고 있었으나, 2008년부터는 부채비율 대신 총자산회전율을 재무예산성과 지표로 평가받아 매년 만점(2점)을 받았다. 하지만 부채비율로 석유공사의 재무예산성과를 재평가할 경우 2008년과 2009년의 평가점수는 0점이다.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경영평가에서는 높은 평가점수를 얻기 위하여 총자산회전율을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었다”며 지역난방공사 등 부채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다른 공기업들도 총자산회전율 등을 기준으로 재무예산성과 지표를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개별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도록 재무예산성과 지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경영평가단에서 계량지표를 평가하면서 계량지표 산출근거를 부실하게 검토하거나 부당하게 예외를 인정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2009년도 경영실적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소송부채충당금전입액에 대해 부가가치 지표를 왜곡한다는 이유로 영업외비용에서 제외하고 노동생산성 및 자본생산성을 계산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소송부채충당금전입액의 경우 장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아 발생시점에 비용으로 계상하는 것으로 부가가치 산출 시 반드시 영업외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평가단은 수자원공사가 소송부채충당금전입액을 영업외비용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수자원공사 사장에게는 주의조치를 내리고 기획재정부에는 공사의 과실정도를 평가해 경영실적평가결과와 성과급 지급률을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