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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지금 Re-디자인중
3·11 대지진 참사 그 후…

주민들은…

높은 지대로 거주지 이전

고지대 없는 해안인접지

인위적으로 지대 높이기도


기업들은…

중국·대만·싱가포르로

생산기지 이전 가속화

70%가 “해외 거점 확대”


국민성은…

정부 안일주의에 반발

SNS통해 활발한 의견 교환

더이상 조용한 일본은 없다


‘3ㆍ11 대지진’으로 사상 최악의 재해를 겪은 일본이 다시 ‘디자인’된다.

거주지는 안전한 고지대로 옮기고, ‘천 년에 한 번’ 있을지도 모를 쓰나미에 대비해 강력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일본 개조’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지진에 따른 생산시설 붕괴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도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데 박차를 가하는 등 ‘일본 탈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거주지는 고지대로, 천 년에 한 번 가능성도 대비=지난 3월 11일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일본의 시련은 현재진행형이다. 2만2000명이 넘는 일본인이 사망, 실종됐고 피해액은 17조엔, 우리 돈으로 226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치유하기엔 너무 큰 아픔이지만 일본은 또다시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등 지진과 쓰나미에 맞설 종합대책을 마련, 새로운 디자인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새롭게 디자인되는 곳은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동북부 해안 일대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일본의 복구ㆍ부흥계획을 입안하는 부흥구상회의(復興構想會議: Reconstruction Design Council)는 이 지역 주민들의 거주지를 기존보다 높은 지대로 옮기고, 언덕 등 고지대가 없는 해안 인접지역은 인위적으로 지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부흥구상회의의 의장인 이오키베 마코토 씨는 동북부 해안도시 재건과 농업ㆍ수산업ㆍ관광업 부흥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고 “일본은 국가의 심각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재탄생의 씨앗을 심어왔다. 이번에도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의 모습을 바꾸는 한편 유사 피해상황 대비책도 강화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쓰나미 대책과 관련,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최대급의 가능성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6일 중앙방재회의 전문조사회를 열고, 최대급의 쓰나미에 대비해 주민 피난과 관련한 쓰나미 예측과 경보 시스템을 정비하고, 충분한 높이의 빌딩 등 인전한 피난처를 확보하며, 병원과 관공서 등 주요 시설은 어떤 상황에서도 피해가 나지 않도록 대비하도록 했다.또 50년에서 150년 주기로 발생할 수 있는 규모의 쓰나미에 대해서는 주택과 공장을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의 방파제와 방조제를 건설하고, 둑이 거대 쓰나미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개보수하도록 했다.

▶기업들은 엑소더스 가속화=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것은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재계가 일본 산업의 공동화를 우려할 정도로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거점을 잇달아 이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세계적인 광학유리업체인 호야는 대지진 이후 광학유리 생산거점을 중국의 산둥 성에 설치하기로 했다. 미쓰이금속도 스마트폰 회로기판의 재료로 쓰이는 전해동박(電解銅薄)을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제조키로 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용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대만과 싱가포르에서의 위탁생산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 기업들은 지진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부족을 경험했고 재해 발생으로 부품조달이 중단돼 생산차질을 빚은 점을 고려, 해외로 생산기지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근 대규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약 70%가 생산거점을 외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변화=조용하고 소극적이던 일본인들은 위기를 겪으면서 달라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한 것처럼 위기가 일본 엄마들을 적극적인 행동주의자로 만들어 놓았다. 자신의 가족, 특히 아이들을 위해 밖으로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본 엄마들은 정부와 언론의 안심성 멘트가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방사능 오염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뭉치고 있다. 엄마들은 SNS를 통해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고, 거리로 몰려나와 정부에 보호를 강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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