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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메아리 vs 곤파스’...누가 더 셀까?
지난해 강화 지역에 상륙하며 서울 경기지역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태풍 중심 순간 최대 풍속이 초당 52.4m에 이를 정도로 강했던 곤파스는 아파트 유리창을 파손시켰으며, 나무를 뿌리째 뽑기도 했다. 수도권 인근 야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헝클어진 나무들은 당시 아찔했던 기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곤파스의 흔적이 사라지기도 전에 당시 악몽을 재현시킬 수 있는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 기상 관측 이래로 6월에 처음 한반도를 찾아오는 태풍 ‘메아리’이다. 지난 22일 마닐라 인근에서 발생한 메아리는 25일 대만 인근을 지나고 있으며, 26일 오후께 서해 지역에 도착해 27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아리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진행경로가 곤파스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곤파스가 서해를 통해 한반도에 상륙했듯이 메아리의 예상 경로도 경기 서해안과 황해도 서해안부터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가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럴 경우 태풍이 지나갈 때 한반도는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위험반원’에 속하게 된다.

그렇다면 메아리와 곤파스 가운데 어떤 태풍이 더 셀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적어도 메아리의 영향력이 곤파스보다 작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도 “장마기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가 피해가 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메아리는 6월 태풍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에 닥친 태풍 ‘곤파스’와 이동경로가 유사해 주의가 필요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단 메아리의 최대 풍속과 강풍 반경 규모를 감안할 때 곤파스 못지 않다. 25일 오전 기준으로 태풍 메아리는 중심기압 970 헥토파스칼에 중심 최대풍속 초속 36m의 강한 중형태풍으로 세력이 강화돼 한 시간에 27km씩 북상 중이다. 강풍반경이 400km에 이른다. 이 정도면 중형 태풍으로 분류된다.

통상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분류하며, 약한 태풍, 중간 태풍, 강한 태풍, 매우 강한 태풍 등 4등급으로 나뉜다. 등급별 순간 최대 풍속은 약한 태풍이 초속 17~24m, 중간태풍 25~32m, 강한 태풍 33~43m, 매우 강한 태풍은 44m 이상이다. 또 강풍반경에 따라 소형은 300㎞ 미만, 중형은 300~500㎞미만, 대형은 500~800㎞, 초대형은 800㎞ 이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곤파스도 강풍 반경이 크지는 소형이었지만, 바람 강도 등을 감안할 때 중형 태풍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9월 1일 한반도에 상륙하기 하루 전 곤파스의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당 27m, 강풍반경 300km인 중형급 태풍이었다. 다음날인 2일 6시께 새벽 강화도에 상륙했으며, 중심기압이 985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6m로 빨라졌다. 그로부터 2시간 정도 지나 곤파스는 서울 북쪽 40km 육상을 지나갔는데, 당시 곤파스의 중심기압은 985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7m를 기록했다.

메아리의 풍속이나 규모, 이동경로 등을 감안할 때 곤파스보다 힘이 약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메아리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27일 한반도에 상륙할 때까지도 지금의 세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0.5도 정도 높아 세력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메아리의 최대 풍속은 초속 34m에 이를 정도로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정도 강풍이 서해에 닿으면, 서울에도 초속 20m 이상의 바람을 예상할 수 있다. 통상 초속 15m의 강풍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져 날아간다. 그리고 초속 25m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며, 순간 최대 풍속이 30m면 허술한 집이 붕괴된다. 이어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린다. 초속 50m면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시킬 수 있는 강도이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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